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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야그

여자축구

★진달래★ 2006. 10. 29. 18:34
 

 

축구대회 초대권이 생겨서 가족들과 함께 운동장을 찾았습니다. 애들은 식전행사로 가수 이승기와 타이푼이 온다니 그거 보려고 가는 거고 저는 쭉쭉빵빵한 서구유럽 여자축구팀들 몸매 보러 간 게 전혀 아니라고는 말 못하겠습니다.


일찌감치 운동장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중생들이 얼마나 질펀한 행색으로 죽을 치고 있는지....사실 경기 내내 시끄러워서 도저히 집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지대로 짜증이었지요. 첫 게임이 호주와 네덜란드 경기였는데 히딩크 고향 처녀들이 옳은 슛 한번 못 때리고 졌습니다.


190이 넘는 장신에다 그 큰 엉덩이와 가슴을 출렁거리며 야생동물처럼 뛰는 스테미너를 보노라니 정말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조각 같은 얼굴하며 금발을 휘날리는 선수들 스텝들 정말 잘 그린 그림 같았습니다.


저는 우리 애들이 국제결혼을 한다면 선뜻 찬성해 줄 생각입니다. 그를 통해서라도 우리 민족도 인종개량을 좀 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ㅋㅋ...키 크고 잘 생긴 우량민족으로....


내가 우량혈통이라고 했더니 아들놈이 상당히 반감을 가지더군요. 혼혈은 절대 반대라면서....애국자 났습니다.ㅎㅎ


첫 게임이 끝나고 막간을 이용해 타이푼이 운동장으로 나와 노래를 하려는데 그만 난리가 나더군요. 아니 예고만 했는데도 그런 난리벅구통이 없었습니다.운동장 반대편 관중석의 아이들이 통로를 타고 떼거리로 달려오고 스탠드에 앉아있던 남녀 중학생이 의자를 타넘고 전부 난간 앞으로 물밀듯이 밀려드는 겁니다.


이건 팬으로서의 매너도 질서도 없는 그야말로 개판이고 혼돈이었습니다. 육안으로 보아도 잘 보이지도 않는 거리에서 무슨 사진을 찍는다고 핸폰카메라를 들이대고....밀치고 소리 지르고....발악하고....의자에 앉아 있는 어른들이 안 보인다고 아무리 호통을 치고 안전요원들이 통제를 해도 이건 아예 들은 척하는 애가 없으니....참으로 기가 차는 일이었습니다.


사고 날까 정말 걱정이 됐습니다. 났다하면 대형사고겠지요. 우리 애들이 그만 질리고 말더군요. 미국과 덴마크의 야간경기까지 볼 작정으로 갔는데 그 난장판을 보고 나니 학을 뗐던 겁니다. 일찌감치 경기장을 빠져 나왔습니다.


애들이 그렇게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누구 책임이겠습니까? 내만 좋으면 그만이다 하는 생각! 내 뒷자리에 앉은 여자애가 내 의자에 신발을 올려 옷에 흙을 묻히길래 두 번이나 주의를 줬는데도 금새 잊어 먹고 또 발을 올리던 일하며....스트레스.....스트레스....


아무리 안된다고 해도 죽어도 vip석에 앉겠다고 몸싸움 벌이는 인간....꼭 본부석을 가로질러 이웃 좌석으로 가야겠다고 어거지를 쓰는 취객하며....아으.....정말 기본이 안 된 인간들이 너무 많아서 슬픈 가을 하루였습니다.

 

WTO, OECD, UNESCO 가입국이라구요?

천만에요....이런 의식으로는 아직 멀었습니다.

까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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