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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야그

축제...흥!

★진달래★ 2006. 11. 30. 09:36
 

 

지난 25일 낮 1시 30분 ‘방어축제’ 낚시체험에 나섰던 서귀포 시장 등 7명이 탄 소형어선이 제주 마라도 부근에서 침몰해 3명이 숨지고 이 시장 등이 실종됐다고 한다.


축제, 축제, 축제.....축제가 너무 많아 문제다. 각 시군 자치단체장이 민선으로 선출되기 시작한 이후 축제가 난립하는 것은 아마 전국적인 현상인 듯 하다.


우리시에서도 지난해 치른 가야세계문화축전이 아주 대규모 성공작이었다고 대내외로 홍보나팔을 불긴 했지만 웬걸 올해 그 축전의 결산을 들여다보면 이건 완전히 아니올씨다! 라고 한다.


보름간이나 교통을 통제하고 축제를 치르느라 행사장 주변의 시민들은 소음으로 밤잠을 설쳤고 전국에서 행사장만을 찾아 장사하는 뜨내기 상인들로 인해 기존 상설시장은 매출 감소로 울었다.


게다가 각종 친숙한 언론 매스컴을 동원해 축제의 시너지 효과로 시의 수익이 몇 백억에 가깝노라고 자화자찬의 립써비스를 해대는 바람에 지역의 소상인들은 그렇게 돈을 많이 벌었으면 피해 상인들에게 좀 나눠줄 수 없냐고? 대규모 항의단을 조직해 청사를 방문하겠다는 걸 무마하느라 진땀까지 뺐다는 후문이다.


나눠먹기식, 퍼주기식, 달래기식의 흥청망청한 여러 축제 그리고 비슷비슷한 성격의 여러 문화예술단체의 난립....누군 주고 누군 안주느냐? 의 항의에 못 이겨 단체마다 지출되는 많고 적은 행사관련단체 지원기금....그게 다 누구 돈이던가?


다행히도 여론을 따라 굵직한 몇 개의 축제를 하나로 통합하여 시행하도록 조례를 재정비하겠다는 신임시장의 의견이니 참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11월...

정말 올해만큼 이런 복잡다단한 행사가 집중되기도 처음이다. 마이크체질인지 하나도 안 빠지겠다는 “장”의 입노릇 하느라 달린 거 요롱소리 나도록 뛴 11월의 행사제목을 기념 삼아 블로그에 남겨둘까 싶다.


11. 3 : 진영단감축제. 금병정궁도대회

11. 4 : 시민체육대회. 지역근로자체육대회

11. 5 : 시장기야구대회. 개인택시가족체육대회. 금관배전국탁구대회.

        I대 최고경영자과정총동창회 체육대회

11. 7 : 제7대육상연맹회장이취임식

11. 8 : 제14회민속소싸움대회

11. 9 : 노인대학가을운동회. 제44주년소방의날기념식

11.12 : 연합회장기축구대회. 가야청년자율방범대창립16주년기념식

11.13 : 제10회주부가요제

11.14 : 올림픽축구팀초청친선경기

11.15 : 진영노인대학 졸업식

11.16 : 김해노인대학졸업식

11.18 : k대학행정대학원 총동창회체육대회

11.20 : 성원학교문집발간

11.24 : 장유청년회의소창립27주년. jc korea-김해창립기념식.

          도시건축디자인세미나

11.25 : 민속예술보존회정기공연. 연예협제10회 주부가요제

11.26 : 제3회시장배수영빙상대회. 시장배검도대회

11.27 : 국제와이즈맨가야클럽창립

11.28 : 제11회찬불의밤

11.29 : k대도시개발연구소개소식

11.30 : 여성강좌작품발표회. 산청향우회장이취임식



이 좁은 동네에서 한달 동안 치른 행사가 32개다. 아마 행사가 겹치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제외된 것 까지 센다면 40여개가 넘을 것이다. 적게는 몇 백에서 많게는 수천까지 지원되는 이런 행사비용을 몇 %만 줄여 정말 안타까운 민생에 투자한다면 냉방에서 밥 굶는 노인네들 돈 없어 학교 못가는 아이들 없으리라 보는데....그게 참 어려운 일인가 보다.


지금도 무료급식소에는 점심 한 끼 얻어 자시겠다고 두 세시간을 걸어오는 노인네들이 있다고 하는데....혹자는 할일이 없으니 운동 삼아 걸어오는 거 아니겠냐고 하니 세상 참 너무 아이러니틱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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