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자다.
열나 작업 중이다.
추우니까 초과근무수당 타러 온 사람도 없다. 인적이 스산하니 훈기가 없어 사무실이 잘 뎁혀지지도 않는다.
혁신업무를 보는 직원이 찾아왔는데 씨바 엿같다고 한다. 관리자에게 업무를 설명하다 영어를 좀 사용하게 됐는데 몹시 불쾌하게 생각하더라는 것이다. 윗사람을 깔보자고 영어를 쓴 것도 아니고 잘 난체 하려고 영어를 쓴 것도 아닌데 자격지심인지 화를 벌컥 내는 바람에 정말 억울하고 무안했다는 것이다.
떫으면 공부를 하든가 아니면 알아듣는 체라도 하든가? 하며 웃었지만 씁쓸했다. 배울 게 없거나 존경스럽지 못한 상사를 만나는 건 월급쟁이로서 최악이다.
주인을 잘못 만난 혁신은 가죽신일 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