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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야그

귀신의 힘!

★진달래★ 2008. 6. 20. 12:18
 

 

어제 아들 없이 작고하신 숙부 제사를 모셨습니다.

탯줄을 끊자마자 작은집으로 입양됐다가 집안간에 말들이 많아 파양을 하고 제사만 가지고 와서 모셔온 지 한 20여년 됩니다.


숙부에게는 생활도 어렵지 않는 딸이 둘이나 있지만 왠 일인지 제사 같은 데에는 관심이 없고 재산만 서로 나눠 가지더군요. 아마 그냥 양자로 있었다 해도 재산 10원 안 줬을 게 뻔합니다.

 

파양하면서 제사까지 돌려주려고 작정을 했었는데 마누라가 귀신이 불쌍하다는 귀신(?)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하도 말리는 통에 책임소재도 없이 그냥 제사를 지내오는 중입니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돌아가신 아버지의 부탁이기도 하고요....귀신이 있기나 한 건지?....원!


제사 때마다 음식을 좀 간단하게 조금씩만 준비하라고 그리 잔소리를 해도 마누라가 할 것은 다 해  놓습니다. 우리 애들 건강하고 공부 열심히 하니 그 덕이 아니겠냐고 그러니 뭐 하는 대로 따라야지요!


해도 안 진 8시쯤에 제사를 모시는데 늦둥이가 얼마나 많은 소원을 비는지 한참을 엎드려 있어서 오래 기다려 줘야 했습니다. 특별히 사고 싶은 게 있는 날은 반나절도 엎어져 있습니다.ㅎㅎ


제사야 성의를 다해 모시지만 딸이라는 자식들이 제 아버지 제사를 지내는지 어쩌는지 전화도 한 통 안하는 게 가끔씩 섭섭하고 성질도 납니다. 하긴 남의 집 식구가 되고 보면 뭐 이런 저런 사정이 있겠지요....그러려니 합니다.


숭늉을 올리고 철시복반을 하려다가 문득 생각나는 게 있더군요. 돌아가신 숙부님이 10원 한 장 내게 준 거 없이 이렇게 제삿밥을 얻어 자시니 아무리 귀신이지만 미안한 게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더이다.


그랴서....사뒀던 이번 주 로또복권을 제상에 올려놓고 “한번 힘 좀 써주시라!” 라고 당부인사를 드린 후에 수저를 거뒀습니다 ㅋㅋㅋ.


옇던 간에 이번 주 토요일이 무지 기다려집니다. 만약에 덜커덕 1�~~~! 하는 날이면 저는 세상에 절대적으로 귀신이 존재한다고 믿을랍니다. 아울러 제사를 더 열심히 정성껏 모셔야겠지요~~~! 히히히..


이런 게 바로 제사보다 젯밥에 관심이 더 있다! 라고 하는 게 아닌지? 참으로 기둘려집니당~~~! 이번 주 로또추첨 결과가....ㅍ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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