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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야그

밥그릇 챙기기

★진달래★ 2008. 11. 24. 15:44

 

 

밥그릇 챙기는 현장에 동참하고 다녀왔습니다. 누군가는 그러더군요. 전세계적으로 경기가 하향추세이고 단돈 몇 십만 원이 없어서 자살하는 국민이 생기는 마당에 공무원까지 밥그릇을 챙긴다고 난리를 부려야 되겠느냐고?


듣고 보면 참 그 말이 일리가 있는 듯 해 보입니다만은 거꾸로 생각해 보면 제 밥그릇도 못 챙기는 놈이 어떻게 시민 밥그릇을 챙길 수 있겠는지요? 


 

연금을 더 달라는 것도 아니고 적게 내겠다는 것도 아닙니다. 지금까지 낸 연금을 잘못 운용하여 수백억을 손실한 자에 대해서는 아무 책임도 묻지 않으면서 일방적으로 기여금을 더 많이 떼고 적게 주겠다는 이야기는 무책임한 처사라는 겁니다. 

 

 

 

참 많이도 모였더군요. 한 5년 만에 집회현장을 갔는데 격세지감도 느끼겠고....경찰청 노조도 보이고 법원 노조. 교사노조. 우체국...등등.


교사노조 위원장이 울먹이는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는데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이 병들어 죽어가고 있다고...1년에 10번 이상 시험을 치는 성적 최고의 지옥에서 우리 아이들이 신음하고 있다고

 

 

 

사회적 공공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토론되었습니다. 전기 물 우편 등 다섯 개 일상 기초분야를 민간 이양하려는 정부의 1% 부자를 위한 정책도 신랄히 비판이 되더군요. 어떤 나라가 수돗물을 민간사업화 했더니 물값이 비싸져서 가난한 국민이 빗물을 받아먹다가 전염병이 발생해 수천명이 피해를 봤다는....

 

 

 

공무원은 풍족하지 않습니다. 밥은 먹고 살지요. 그러나 자식이 대학에 들어가는 그 순간부터 빚쟁이가 됩니다. 학자금 지급이 안되니 연금을 담보로 학자금 대출을 받기 때문인데 이제 법률에 의해 정해진 그 연금마저 부자정권이 위태롭게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최후의 기댈 언덕이 없어져 가는 것입니다

 

 

 

국회의사당이 보입니다. 고소영 강부자 내각을 비롯한 가진 자와 힘 있는 자들이 모여 자기들의 껌값도 안되는 우리들의 목숨값을 저울질하는 곳입니다.  

 

 

돌아오는 길은 쓸쓸했고 허전했습니다. 약한자의 외침에 선뜻 대답을 해줄 강자의 배려를 기대했던 것은 아니었지만....물대포도 아니 맞았고 전경의 방망이 세례도 아니 당했던 것으로 만족하기에는 미래가 너무 불안합니다.

 

머슴이라고요? 아무 희망도 미래에 대한 기쁨도 없는 머슴이 농사를 잘 지으리라 생각하십니까?

 

 

우리 아들이 학교에서나 어디에서나 “너거 아버지 직업이 머꼬?” 물으면 망설이지 않고 “공무원인데요!” 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얼릉 왔으면 좋겠습니다.


명예와 책임감으로 일하기에 앞서 일하고 월급 받아 자식 키우는  한사람의 직장인으로서 내 몫, 내 밥그릇을 챙겨보려는 것이 뭔 죄가 되겠는지요? 가진 것 없는 놈이 제 밥그릇 안 챙기면 누가 챙겨주겠습니까?


다만 부정부패, 복지부동, 도둑놈이 득시글거린다는 21세기 가장 경쟁력이 취약하다는 집단에서 벗어나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일해야 한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일 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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