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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야그

양심!

★진달래★ 2009. 6. 28. 08:58

 

 

 

 

몇 개월이 됐나 봅니다. 이상하게 당직실 뒤 빈터에 구멍이 뿡뿡 뚫리던 것입니다. 먹을 것도 없을텐데 무슨 두더지가 이리 많은 거야? 하고 구멍이 뚫릴 때마다 흙이랑 잔돌을 가져다가 구멍을 메우곤 했었지요.


오래 근무한 직원들에게 물어봐도 그저 “쥐가 많은 모양입니다~~!” 그러더라고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상한 생각에 직원 한명을 지원받아 그 부분을 파보게 하였습니다.


세상에! 세상에!.....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대한민국 공사업자인 그 인간의 큰 배포에 양손을 들고 말았습니다. 좁은 빈터를 파헤치니 얼기설기 배관들이 엉켜 있는데 도대체 말도 안 되는 일이....


화장실에서 흘러나오는 오수관이 구부러지는 곡각지점에 정확한 각도가 나오지 않아 배관을 연결하기 어려우니 그 당시 공사업자가 그저 배관을 맞대어 놓고 청테이프를 발라 놓았던 것입니다.


그 청테이프가 시간이 지나 썩어버리니 맞대어 놓은 배관사이로 화장실 오수가 새 지하로 스며들면서 흙이 내려 앉아 지표에 구멍이 숭숭 뚫리기 시작했던 것이지요!


 

 

공사를 발주하면서 옳게 확인도 안한 담당자도 문제겠지만 1차로 그런 양심을 가지고 공사를 하고 돈을 받아간 그 업자 잘 살고 있는지 참 궁금해집디다. “이러니 조센징 소리를 듣고 살았던 거지!” 싶더군요.


그런 사실을 확인하고는 근래 공사를 주는 업자에게 연락해 한번 보라고 했더니 그 업자 고개를 살래살래 흔드는 겁니다. 이유는 고생만 하고 돈이 안 되는 공사다~~뭐 그런 겁니다.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의논을 했지요. 화장실을 이용 못하니 24시간 운영되는 일터 성격상 하루가 급했기 때문입니다.


ㅎㅎㅎ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토목공사를 다 해봤습니다. 땅 파고 배관 연결하고 본드 바르고...밤늦게까지 이틀을 오수배관 붙들고 씨름을 했습니다. 재미있었습니다.


근데 말입니다. 배관을 연결하고 땅을 되메워야 하는데 이상하게 흙이 반도 안되게 모자라는 겁니다. 흙이 어디 갔을까요?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이제 트럭으로 흙만 더 실어와 메우면 공사 끝입니다. 두더지가 많아서 땅에 구멍이 파인다더니....그게 바로 인간쥐였습니다.


양심도 없는 놈이 건실한 공사업자들을 욕 먹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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