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가는 칡넝쿨
도시락 먹으면서 막걸리를 한잔 했더니 알딸딸하네요. 오전 내내 관리하는 숲에 들어가 나무를 고사시키고 있는 칡넝쿨을 잘랐거든요. 비탈진 산에서 뱀이 있나 싶어 떨면서 칡넝쿨 자르는 노가다도 만만치 않습니다.
칡의 생명력은 얼마나 왕성한지 여름 내내 잘랐는데도 칡넝쿨에 잡힌 많은 나무가 탄소동화 작용을 못한 탓인지 말라죽고 있네요. 나무가 마르는 건 참 안타까운 일이지요.
요즘 막걸리가 아주 인기 폭등이라 하더니만 땀 흘리고 마시는 데는 최곤가 합니다. 돼지고기 목살에다가 한 잔 쫙 하니 피로가 풀립니다.
근데 숲에 들어가 보니 도토리와 밤이 지천이더이다. 참, 밤은 거의 벌레가 먹었고 도토리는 생생합디다. 계약직 어르신이 도토리 주워다가 묵 만들어 먹자고 하면서 줏으러 간다기에 막걸리 마시고 사고 날까 싶어서 가지마라고 했더니 벌써 갔나 봅니다. 하옇던 부지런한 양반입니다.
월요일 직원회의 때 근무 중에 술 먹으면 죽인다고 했는데 오늘 단속 나오면 저는 죽었습니다. 죽든가 말든가 그래도 알딸딸하니 기분은 좋습니다. 현업부서에는 노가다하면 한 잔 할 수도 있는 거 아입니까? ㅎㅎㅎ, 오늘 뱃장이다 마! 알아서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