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많은 시민들이 경전철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시간 정확하지, 편리하지, 기름 값 절약되지, 여러모로 살림살이에 도움이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전철에는 애로틱한 문제점이 좀 있습니다. 게이트까지 올라가는 계단이 좀 높고 카드를 찍고 승차장까지 올라가는 계단이 좀 가파르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이슈가 생깁니다. 짧은 치마를 입은 여자가 앞서 올라가면 뒤에서 속옷이 보인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실제로 보이는지 안 보이는지는 제가 들여다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계단을 잘 올라가던 여자가 갑자기 가방으로 뒤를 가린다든지 기분 나쁘다는 표정을 지을 때는 죄 없이 난감한 입장이 됩니다.
뭐 요즘 몰카도 많고 변태도 많아서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들은 상당히 걱정이 되겠습니다만 그래도 아무 남자에게나 그런 표정과 행동을 보이는 것은, 남자들을 잠재적 성범죄자로 보는 것이라 기분이 더럽게 나쁩니다.
어저께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앞에서 올라가던 여자가 손으로 궁댕이를 가리면서 아주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째려보더군요. 순간적으로 저는 제 뒤에 또 어떤 도둑놈처럼 생긴 놈이 올라오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But, 불행히도 저 뿐이었습니다. 낭패스러웠습니다. 저도 생긴 거는 장동건이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취향도 있고 수준도 있는데 그런 사태에 직면하고 보니 뭔가 부글부글 끓으면서 전두엽에 이상체온이 감지되더군요.
순식간에 밝히는 놈이 되고 말더군요. (돈도 안내고....공짜로....) 솔직히 골이 좀 났습니다. 전철 안에서 강렬한 안광을 쏘아 빛의 속도로 그 여자를 스캔했습니다. 밤 11시까지는 걱정 없이 돌아다닐 수 있는 마스크에다 늘씬-과는 거리가 먼 짧은 다리를 가진 아가씨였습니다.
아침에 미인을 만나는 것은 하루 중의 큰 행복이라고 어떤 시간 많고 할 일 없는 철학자가 말했지만은 그 정도도 못되는 처지에 미니스컷이나 숏팬츠를 입고 정숙한 체하면 남자도 열 받고 불쾌해집니다. 다 보는 눈은 있기 때문입니다.ㅋㅋㅋ.
우리는 경전철에 앉아서 빤히 보이는 건너편 풍경에 잘 익숙해지지 않는 경상도사람입니다. 짜달시리 친한 사이도 아닌데, 히쭉! 웃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눈길을 내려 깔다보면 본인도 모르게 치한이 되는 오해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잠도 안 오는데 눈 감고 있는 것도 스트레스라서 엔간하면 반대편 출입구에 서서 오는데, 그것도 눈 한번 잘못 돌리면 앉아가는 여자들 가슴이 훤히 보입니다. 일부러 그랬던 것도 아닌데 눈이라도 마주치고 나면 정말 쑥스럽습니다. 여름이 끝나가는 것이 큰 다행입니다.
공공장소에서 지가 좋아서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와서는 시선을 의식해 오바하는 행동을 하는 건 남자들의 기본적인 권리와 자유를 억압하는 오만이며 자뻑입니다. 지 빤스가 백만 불짜리도 아니고 내가 좋아하는 컬러도 아닐 텐데 그리 불안해하면서 뭐? 하러 그렇게 짧은 걸 입고 다니는지 모를 일입니다.
안대를 하고 경전철을 탈 수도 없는 일이고, 쩝, 차라리 레드카펫의 여배우처럼 아예 까놓고 내숭을 떠는 게 더 솔직해 보이지 않을까 생각도 합니다. 남자라고 다 도둑놈은 아닙니다. 억울합니다.
'세상야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연? (0) | 2012.12.15 |
---|---|
국산 최고? (0) | 2012.10.12 |
풀밭이야 농장이야? (0) | 2012.09.11 |
급발진 - 남의 일이 아니네요! (0) | 2012.08.02 |
황당한 이야기 (0) | 2012.07.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