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만나는 가지마다 다른 목소리로 운다

일터야그

인간군상

★진달래★ 2023. 7. 2. 13:14

 
 
사무실 앞으로 삼계~진영간 국도가 지나간다. 오토바이 한 대가 찢어질 듯한 비명을 지르며 달린다. 이 좁은 나라에서 어딜 그리 급하게 가누? 비싼 걸 하나 산 모양이다? 니 인생도 앞으로 쫙쫙 뻗어나가길....
 
미시라 하나? 젊은 새댁이 어린 딸 둘을 데리고 박물관에 왔다. 20대로 보이는데 아이가 둘이라니 나이가 가늠되지 않는다. 근데 작은 딸이 너무 운다. 악을 써대며 우는 데도 전혀 달래지 않는다. 달랠 기미도 안 보인다. 다른 관람객이 시끄럽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아이를 좀 달래라든가 바람을 좀 쐬고 오라든가 하면 바로 갑질이라고 항의할 것 같은 인상이다.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다. 나갔다.
 
1~2층을 관람하는데 보통 20여분이 소요된다. 딸을 동반한 여자분은 족히 두 시간 넘게 딸과 도란도란 관람한다. 둘이 주고받는 문답이 어찌 그리 자상하고 재미있게 들린다. 나가는 틈에 혹시 박물관 관련 일을 하시는지 물어봤다. 초등학교 선생님이란다. 어느 학교인지 수업시간이 참 재미있지 싶다.
 
박물관 방문객에게-초등생 중심-소정의 기념품을 드린다. 왕관접기와 연필 한 통 등 소소한 물품이다. 나이 지긋한 방문객이 나가시면서 기념품을 서너개 더 줄 수 없느냐고 하신다.
 
방문하신 분께만 드린다고 하니 같이 못 온 조카들에게 주고 싶다며 별것도 아닌데 좀 달란다. 별것도 아닌걸 왜 더 달라고 하시는지 모르겠다. 다음에 같이 방문하면 드리겠다니 안색이 별로였다. 조카에게 생색내려다가 실패해 화났나 보다.
 
같은 사람이지만 사람은 진짜 다 제각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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