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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야그

공짜 좋아여..

★진달래★ 2005. 4. 12. 13:45
 

.. 내게도 공짜를 즐길 권리를 좀 나눠주쇼. 이거 너무 불공평한거 아니요? 한두해도 아니고 무려 6년을 댕겼는데 겨우 라면 한박스라니....거 추첨에 무슨 문제 있는거 아니요? 아 ~~c~~


어제 비가 쭈룩쭈룩 무슨 유행가처럼 쏟아지는데.......한2~3주 전부터 아침마다 ~~~에에 주민 여러분 동사무소로부터의 연락입니데이.....4월 20일 아침 7시30분에 동민 달리기대회가 있으니끼니 늦잠 생략하고 오시면 경품이 허벌나게 많으니 일단한번 와보기나 해라 어쩌구저쩌구 해쌓서...


사실 참석한게 이번만이 아니고 무려 5년 동안 운동겸 경품욕심에 온 아파트 주민들이 우루루 떼로 참석하는 경향이 있었는데.....어라 아침에 일나 보니 비가 장난 아니게 쏟아지고 있어서 마누라는 에이 잠이나 더 자.........애들은 오지탐험이나 봐야지...... 이러구 있는데 아 글씨 또 방송에... ...에에..오늘은 우천 관계로 참석자가 적어 전 참석자에게 경품이 돌아갈 수 있으니 주민 여러분......


후다닥 ~~~ 큰넘이 아빠 드디어 기회가 오는가 봐.............흐흐흐 과거 5년간의 경품 추첨 뻥 기록을 오늘에사 깰 수 있는가 보다고 온 식구가 우산에 비옷을 둘러쓰고 그 빗속 흙탕물 운동장에 줄지어 섰겠다. 근데 날씨 봐가면서 생색내는 행사 좀 하면 안될까?


갖가지 귀에 때까리 앉을 경과보고 기념패 증정 감사패 증정 귀신 씬나락 까먹을 무슨 간에 기별도 안가는 잘난 인간들의 축사 격려사는 그리 많어? 그래도 경품이 있찮여..... 꾹 참고 들으면서...한시간을 걷고 걸어서.....도착.... 애들 춤추고 태권도 시범보이고...그런데 그런 힘도 안주는 형식적인 시범 보일랴면 담부텀 하지 마 짜씩들! 드뎌 짠! 경품 추첨을 시작하는데......


두 아들은 빗속에 쭈그리고 앉아서 번호 하나 불릴때마다 탄식과 한숨을 교대로 토해가고 마누라는 다음달에 다른 동네 아파트로 이사를 가기 땀씨 이번 추첨에서 뭔가 하나를 건져야 한다는 일념으로 어금니 쌔리 문 것이 3미터 뒤에서도 확실해 보이는데......


큼지막한 텔레비전 2대 추첨이 역시나 꽝이요.....큰넘의 12단인가 뭔가 소원인 자전거 10대 추첨 역시 물 건너가서 근 300여개 추첨이 끝나고 결국은 1등 추첨인 김치냉장고를 남겨두고 설랑 민요 한자락이 펼쳐지는데.....우리와 비슷무리하게 꽝인 사람들이 짜증이 나서 말하기를 이넘의 민요는 도대체 몇절까지 있는거여!


하긴 내가 듣기에도 제목도 없는 그 민요는 무슨 씨름판도 아닌데 메들리로 족히 한 20분은 부르더만.....우쨌던 민요가 끝나고 추첨번호를 부르는데 4백 하니까 숨이 턱 막히는게 내 번호가 477이였거던......아이구 하느님 감사함다 드디어 기회를 주시는군요.........에라이 곶감아!!!


아~~c...c........6년째 꽝이네.....아빠 우리는 왜 안돼? 애들 눈길이 이건 영판 애비가 능력이 없어서 경품이 없는 걸로 판단하는 것 같아 내심 기분이 영 시컴털털해서 아침이나 먹으러 가자하고 시계를 보니 1시 45분이네...아이구 배고파라.....


이것들이 맨맨한 동민들 공짜심리 이용해서 배 길들이는 놀이 하냐 싶은게 부아도 나면서 갑자기 엄청스리 배가 찢어질 듯이 고파옴을 느끼는 찰라 사회자 왈.......


경품이 전혀 당첨되지 않으신 분들은 동쪽 끝에 일단 모이시기 바랍니다 하는 순간 흐이구 간사한 인간아! 갑자기 배고픔이 사라지면서 그럼 그렇지 히히 뭔가 줄려나 보다 해서....출래출래 갔더니 칠판에다가 그냥 무더기로 "에이 쪼다들 지지리도 복도 없는 넘들아 많이 묵어라! 하면서 20~30번호씩 써놨는데 그 중에 김치라면 한박스 당첨.....어이구 내 팔자에 무슨 경품이여!!!!


다리는 얼매나 아프고 배는 또 얼매나 고픈지 온갖 소리를 궁시렁대면서 내려오는데 아하 웬걸 뭐하나 걸렸냐고? 알아보고 인사하는 사람은 왜 이리 많어 말할 기운도 없는데.....


내 이넘의 동민 달리기대회 두 번 다시 오나 봐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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