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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야그

겁나는 금테모자 경비 아저씨

★진달래★ 2005. 7. 28. 15:09
 

 

K골프장에서 퍼블릭코스 오픈한다고 초청장이 왔다. 히힝~~물론 내게 온 것이 아니고 “장“한테 온 것이지이....


이름도 오랜 K골프장!

황당한 기억이 있다. 14~5여년전 그 골프장 아랫동네에 민원이 발생했었다. 이른바 골프장 잔디농약으로 인해 식수로 쓰는 지하수의 오염과 농작물의 피해 우려에 대한 민원이었다.


당근 감사가 진행되고 골프장 내 호수의 물을 채취해오는 아주 막강한 임무(?)를 수행하게 됐었다. 물 떠오는 것 아무나 하는 게 아니었다. 당시 감사에 지적된 검사용 물을 떠오는 직원이 로비를 받아 수돗물로 교체한다는 안 좋은 유언비어가 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시만 해도 자가용이 흔치 않던 시절. 내구연한이 엄청 지난 낡은 관용차 배차 받아 그리 높지도 않은 골프장을 오르는데 시동이 몇 번 꺼졌던 것 같다. 2번짼가 3번짼가 골프장 입구 100여미터 전방에서 시동이 꺼져 애를 먹고 있을 때.


금테 모자 쓴 경비아저씨 뭐 떨어지게 날라 와 거수 경례 붙이고 좀 있으니 엄청나게 좋은 골프장 차 와서 모셔갔다. 이유는 모르지만 떳떳하면 그리 안 해도 될 일이었지 싶다. 취수병 3통에 물을 담아 와서 수질검사를 받았는데 별 이상은 없었던 거 같다.


그 후 몇년 뒤,

작은 자가용 한대 구해서 아이들과 기념시승을 하다가 그 골프장을 한번 구경하고 싶다기에 ....그 푸른 잔디밭을 한번 보여주고도 싶었다.


새차라서 시동도 안꺼트리고 씩씩하게 골프장 입구에 도착했는데 금테아저씨 호르라기 이빠이 쌔리 불면서 그 차로 어딜 들어가려 하냐고? 팔 내젓더라 . 손가락으로 눈 찌르겠더라.


하도 무안하고 아이들 앞에 체면이 말이 아니라서 골프장 구경 좀 하면 안되겠냐고 사정했더니 “잔소리 말고 얼른 입구에서 차 빼!” 소리 지르는데 한번만 더 부탁하면 얻어맞겠더라. 그날 완전 묵사발이 됐다.


8월1일 10시 18홀 확장오픈한단다. 오셔서 자리를 삐까번쩍 광내 달란다. 호가호위일테지만....그 금테아저씨 이번에는 어떤 자세로 나오는지 함보고 싶다. 평생 골프채 한번 못 휘둘러 볼지 모르지만 지금 생각해도 뿔따구난다. 구경 좀 하면 닳냐?


사는 거는 나와 진배없을 금테경비 아저씨! 아무리 돈 많고 힘 있는 사람들과 상대하지만 세상 그리 사는 기 아이다. 금테 너마저 그리 사람을 무시한다면 우리 서민은 서럽다 정말!

 

담 월요일에는 어쩌나 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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