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낼모레라 참치섿 100여개를 싣고 고아원 세곳을 위문했습니다. 매년 한정된 예산으로 고아원 양로원 장애우시설을 방문하는데 올해는 고아원 쪽으로 가게 됐습니다.
작년에만 해도 고아원 계단에는 위문 온 기관단체의 선물들이 더러 쌓여 있었는데 오늘은 전혀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불경기의 긴 그림자가 시설에도 짙게 드리워지나 봅니다.
녹차 한잔 내주신 사회복지사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나마 명절에 일시적으로 몰리는 위문품이 대부분 과일 쌀 라면 등인데 쌀이나 과일은 오래 두고 먹을 수가 없어서 그 처분에 애로사항이 많다고 합니다.
과일이나 밥이란 것이 강제로 애들에게 먹일 수도 없어서 언젠가는 쌀을 처분한답시고 시장에 내다 팔려고 했다가 고아원에 들어 온 쌀을 팔아 묵는다는 소문이 일어 큰 낭패를 보았다 합니다.
그나마 년중 필요한 쌀은 충분히 지원되는데 요즈음 아이들은 밥 외의 부식을 더 선호하여 그 쌀도 남아돌 형편이라 합니다. 그럼에도 해마다 일정한 양의 쌀을 소비하지 않으면 감사에 지적되고 지원예산이 삭감되는 수가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애가 탄다고 합니다.
산중에 있는 한 고아원은 수용인원이 많아 손길이 너무 필요한데도 교통이 불편하다 보니 찾아오는 자원봉사자가 없다고 하는데 시내에 위치한 고아원은 자원봉사자들이 너무 많이 와서 사양하느라 애를 먹는다 하니
우리나라의 기부문화와 자원봉사제도.....시공을 초월하여 쭈욱 개선되고 계속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고아원의 아이들 참 밝게 자라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