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한 것도 없이 무참하게 깨져 본 적이 있으신지요?
내리 이틀에 걸쳐 세 번을 깨박살 당하고 보니 냉중에는 골이 다
흔들거리는 것이 마! 이러다가 사람이 미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다 듭디다.
하나도 잘못한 것이 없는데 넝감태기가 면상이 노오랗게 변해서는
성질을 괄괄내는데 기가 차더만요.
근 20여일 작업한 16페이지 보고서를 최종결재 받아 1만부를 인쇄
“보시옵소서!” 하고 올렸더니 대번에 인상이 꾸겨지면서 퍼부어대는데 하이고마 일은 일대로 쎄빠지고 인사는 커녕 순식간에 쥑일놈이
되버린 겁니다.
작업 중간 중간 6권이나 컬러시안을 만들어 가족을 비롯하야 측근들에게 돌려보시고 의견을 모아 주십시오! 하고 보름 가까이 시간을 주었고
본인 역시 신중하게 최종OK를 하고 인쇄 들어가라 했거늘 갑자기 안면을 바꾸고 쥐잡듯이 하는 데는 참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사연인 즉 시안을 볼 때 간과했던 사진이 맘에 안든다는 것인데 최근의
머리 염색한 사진과 3~4년전의 서리 내린 사진이 원인인 것이었습니다. 허옇게 머리가 센 사람을 보면 유권자들이 표를 주겠냐는 겁니다.
그럼 “그 동안에 그것도 생각 안하고 결재할 때는 눈 감고 결재 했냐꼬!” 책상 확 뒤집고 소리 지르고 싶은 걸 간신히 참고 또 참았습니다.
먹고 살려고......으헝헝~~~
자기가 그걸 못 챙길 때 옆에 있는 니는 뭐했냐는 논리이니 내가 억울하다고 말해 봐야 불난 집에 선풍기 트는 격이고 잘못하다간 한대 얻어터질
형편이었습니다요.
1만부를 폐기하라고 소리 지르길래 “하옇던 높은 놈들은 항상
지맘대로여!” 하고 10원짜리를 씨부렁거리면서 사무실 구석에 산처럼
쌓인 걸 어디다 버리나 걱정도 되고 해서 출판사에 전화를 한번 해봤더니 “아이구 큰일났네!” 이 부지런한 출판사 사장님이 납품일이 한참
남았는데도 미리 4만부를 더 찍어 놨다는 것입니다여.
원래 계약이 5만부지만 일단 1만부만 납품을 하라했거늘.......개인
홍보물이라서 자비로 만들기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옷 벗고 백수 될뻔
했습니다.
오늘 출판사 사장님 만나 온갖 달콤한 말로 사정해서 타협을 보긴 봤는데 무슨 수를 쓰든간에 손해액을 보상을 해달라 하는데 이거 정말
큰일입니다.
팀원들이 위로한다고 엊저녁에 한잔 사주는 걸 과음했더니 엄청 속이
시리면서도 이 난관을 어찌 해결해야 하나 싶어 속이 까맣게 타고
있습니다.
살아나는 방법이 어디 없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