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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야그

훈장

★진달래★ 2006. 1. 9. 09:04
 

 

안방 화장실에서 머리를 만져주던 와이프가 깜짝 놀라면서 “자리를 옮기면 안 되느냐고?” 묻는다. 이 사람이 지금 때가 어느 땐데 인사이동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지금 새치가 아니라 완전 흰머리가 머리를 뒤덮었다고 한다.


지금 자리이동을 요구했다간 사표 써야 한다고 했더니 선거해보기도 전에 서방 잡겠다고 방정을 떤다. 귀밑 가장자리에 새치가 쑥쑥하게 점령지를 넓혀가는 게 보인다. 흰머리가 무슨 세월이 준 훈장이라고 연속극에서 그러더만 에나 꽂감이다. 그런 훈장 받아서 어디 쓰게?


그 동안  나 혼자 많이 벌어 먹였으니 이젠 당신이 일 좀 해서 먹고 살면 안되꺼나 했더니 흐이그 죽어도 헤어숖은 안한단다. 큰놈 3살 때 손을 놓아서 테크닉도 다 잊어 먹었지만 우선 가게 얻을 돈이 없지 않냐는 거다. 하기 싫으니 핑계도 많다.


맞벌이 할 때 뭣 한다고 집만 사면 내 혼자 일한다고 약속을 했으까? 연애할 때 분위기에 달뜨서 여자하고 아무 약속이나 덜컥 할 일이 아니다.


나중에 절대 후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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