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꺼풀이 다 내려앉는다.
어제 2시까지 작업하느라 전신이 피곤한데도 잠이 들지 못했다.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4시에 일어나 컴을 켤까 하다가 마누라 깡살에 자는 척했다.
제발 성질 좀 고치란다.
완벽주의자는 명이 짧다나 어쩐다나?
나도 그러고 싶지.
근데 일이 쌓이면 잠이 안 오는 걸 낸들 어쩌나?
의정보고회를 안할 것 같이하더만 뭘 보고 바람이 났는지 갑자기 설 전까지 1시간짜리 시나리오를 완벽히 짜서 대령하라 그러고 이벤트사는 비됴테잎과 멘트원고가 확실히 제공되야 15분짜리 영상을 쏘는데 일주일이 필요하댄다.
번갯불에 콩 뽁아 먹기도 유분수지 사람을 죽이려고 작정을 했나 보다. 한시간 동안 마이크를 잡고 설래발이를 칠라면 도대체 그 원고량이 얼만데 그걸 사흘 안에 다 만들어 내란다.
아침에 꼭 그래야 먹고 사느냐고 마누라가 형이상학적인 철학을 다 야그하길래 유능한 신랑 만나서 많이 늘었다 했더니 신랑 밥 먹기가 참 고되다고 한다.
오후에 명함을 납품받아 들어갔더니 “잘 만들었네!” 하면서 헤벌쭉한다. 그렇게 원수진 놈 같이 쪼을 때는 남 같더니 웃을 때 보면 귀여운 면이 없지 않다. 이리 선하게 보이는 사람이 승질나면 180도로 완전히 바뀌니 영감은 두 얼굴의 사나이인 모양이다.
“바쁘제? 밥은 챙겨 먹고 하나!”하면서 한마디 보태는데 시나리오는 밤샘을 해서라도 다 만들어야 된다! 고 한다.
정말 넨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