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산동 마리아플로워 앞 둑길에 앵두나무가 한그루 있는데, 열흘 전에만 해도 푸릇푸릇한 열매가 주저리주저리 달려 있었다. 작년인가 이른 시기에 여자들이 나무 아래에서 분주히 움직이길래 뭘 하나 보았더니 그 앵두를 따던 것이었다. 아무리 주인이 없어도 그렇지 산책하는 시민의 볼거리인데 좀 심하다 싶었는데, 아이고 오늘 아침에 보니 딱 한 알 남기고 싸그리 훑어갔다. 간신히 잎 속에 숨어 한 알 남은 앵두 보기가 미안할 지경이다. 어디에 쓰려고 푸른 빛이 가시기도 전에 그렇게 따 갔을까? 너무하다. 경상도 말로 정말 숭악하다. 아무리 앵두주가 피부에 좋다지만 정말 심하다. 도심에서 앵두 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데 구경하게 좀 놔두지 사람들 너무 영악하다. 욕심이 도를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