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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야그

분수를 모르다!

★진달래★ 2006. 10. 24. 11:00
 

       차? 차!

 

되는 것도 엄꼬 안 되는 것도 엄꼬 연일 기분이 처지는 것이....홧김에 서방질한다고....이거하고 밸 상관이 엄나? 새 차를 한대 사기로 해버렸다. 지금 있는 차는 덩치가 작아서 그렇지 타고 다니는 데는 아무 이상이 없건마는 비가 쏟아지는 날 학교에 한번 태워줄랴 하면 큰놈이 쪽팔린다고 질겁을 해대니....크크....그래도 아빠차가 최고야! 하며 즐겁게 타주는 늦둥이가 고맙기까지 하다.


작금 11년째 타고 다니긴 하지만 쌩쌩한 차를 보고 마산에서 카딜러를 하는 동서는 만나기만 하면 “형님! 차는 나이에 어울리게 타야 합니다....안전문제도 있고” 으쩌구저쩌구 해대니 맘이 약간 솔깃해진 것도 사실이라면 사실이다.


그랴서 차종을 추천 받고 의논을 해보는데 차 값 전액을 현금으로 주면 몇%를 깍아준다고 하더라만 이 차는 그런 것도 없단다. 그럼 다른 차를 사든가? 계약을 말자고 여직원이 배를 다 내미는 것이다. 세상 디게 좋아졌네. 그 만큼 차가 잘 빠졌고 인기가 좋아 생산라인이 꽉 찼단다.


곡절 끝에 어제 계약서 사본을 팩시로 받았는데 으랴? 이상한 것이 차가 바뀌어 있는 것이다.

이게 뭔 일인가 싶어서 동서에게 전화를 냈더니 처형이 어제 전화를 했는데 더 좋은 차로 바꿔달라고 하더라는 거다.


대번에 차값이 300을 뛰고.....세금 올라가지.....보험료 올라가지....유지비 더 들지....내 처지에 좋은 차  타고 똥 폼 잴 처진가 말이다. 좋은 차 탈 줄 누가 몰라서 그렇나? 버는 놈은 낸데....


이 여자가 정신이 있나 없나 싶어서 한마디 해주려고 산에 가 있는 뇨자한테 폰을 때렸더니.....“당신 고생 많았다.....이젠 그 정도 차 타야 안 되겠나? 그 동안 엔간히 아끼고 살았잖아?”....하는데...이룐 넨장 갑작스레 고마운 생각이 들면서 명치가 묵직해져서 아무 말도 못했다.


게다가 한마디 더 덧붙이는 말이 “새 차 나오면 젤 먼저 고성에 가야 된다!” 그러는 것이다. 추석 때 자기가 친정가지 말자더니 그게 늘 맘에 걸렸던가 보다. 에이그....그래 그러자....! 내가 뭐 떨다가 다리 밑에서 줏어 온 놈도 아니고! 싶은 생각에 흔쾌히 OK사인을 보내긴 했는데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아무래도 무리를 한 것 같다.


뱁새가 황새 흉내를 내면 뭐가 찢어진다는데 그 짝이 나지 않을까 자꾸 걱정이 되는 것이다. 사람이 분수를 알아야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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