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해 집엘 갔더니
“세상에 이럴 수가 있냐!”
고 마누라 흥분해 있는 거다. 뭔 일인가 했더니 학교에서 중학 3년 동안의 총성적을 보냈는데 내신이 0.45%라는 거다. 폴짝 뛸 일이다.
외고입학 원서를 쓸 때에 3학년 1학기까지 총 성적이 내신 2.75%라고 해서 성적이 그보다는 훨 좋을 텐데 내신이 왜 그것 밖에 안 되나? 싶으면서도 당장 눈앞에 닥친 입학시험에 신경을 쓰느라 옳게 따져볼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 보내온 성적이 그렇다는 것이다.
참으로 황당한 것이....외고 원서 기준이 내신 3% 이내였기에 턱걸이 한 것 같아 마음을 졸이는 건 물론 애한테도 너 공부 좀 한다고 하더니 내신이 고작 이것 밖에 안 되냐고 구박도 했던 것이다.
아무리 담임이 음악교사라 해도 그렇지 이런 중요한 일을....만약에 내신이 낮아 1차 서류전형에 탈락이라도 했으면 어쩔뻔 했냐는 거다. 정말 아침에 학교를 찾아가 따지고 싶은 걸 스트레스 받으면 혈압 오를까봐 참았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학년 초기에 고생이 많으시겠다는 인사메일을 보냈을 때 보름이 지나도록 열어보지 않아 삭제한 일이라든지....성적은 컴퓨터로 통계를 낼 터인데 왜 학교장 추천서에 동봉되는 성적표가 일일이 수기로 작성되어야 했는지? 등등에 왜? 라는 궁금증이 다시 일기 시작하는 것이다.
각 과목 선생님들은 수업시간에 축하한다고 같이 기뻐해 준다는데 담임은 아직 말 한마디 없는 것이라든지......에이그....굳이 축하인사를 바라는 거는 아니지만은 그래도 담임선생님이신데.....뭔가 단단히 섭섭한 게 있었던 모양인데 나의 성정이 못나고 아둔한 탓에 전혀 감을 못 잡겠으니 참 여러날을 내리 답답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