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이나 애를 깨우러 갔던 마누라 도로 이불속으로 파고들면서 도저히 안 된다. 당신이 가서 함 깨워 봐라! 한다. 그놈의 일어 새벽수업을 들으러 가는 아들이 오늘 아침에도 일어나기 힘든가 보다. 날마다 이게 뭔 짓인가 싶다.
다리를 주물러 주고 궁댕이를 간지럽혀도 도대체 잠이 깰 기척이 없다. “오늘 하루는 가지 말고 더 자거라!” 하고 문을 닫고 나왔더니, 마누라, 흐이그...뭘 하나 시켜 먹으까? 하며 벌떡 일어나 아이 방으로 달려간다. 양말 타는 냄새가 났다.
이런 정신으로 뭔 공부를 하냐! 아직 한달도 안됐는데 그걸 못 견뎌! 애를 잡듯이 깨운다. 비몽사몽간에 흐느적거리는 아이가 머리 감는데, 드라이 하는데, 옷 입는데, 따라 다니며 빨리하라고 잔소리를 퍼붓는다.
늦었다고 빨리 태워다 주라고 등을 떠밀면서 천천히 달리란다. 내 참 운전 경력 20년이 넘도록 천천히 달리는 거는 못해 봤다. 안 달리면 안 달렸지....
애도 불쌍하지만 마누라가 더 무섭다. 한참 잠이 많을 시기의 아들에게 어째 그리 모질까? 하긴 그렇게 모질게 닥달을 했으니 그 정도 공부를 했지 않았을까 싶긴 하지만....
학원에 도착하니 10분이 늦었는데 코란도가 와 있다.
최근 등록한 30대 아줌마 차인데 이 아줌마가 얼마나 수업에 적극적인지 한 시간 내내 강사와 말 한마디도 못해 봤다고 아들이 늘 불만을 하던 터였다.
강사가 아들하고 대화하는 틈틈이 끼어들어서 아는 체 하는 바람에 너무 얄밉다고 했다. 내가 그 아줌마를 한번 만나 볼까 했더니, 마누라 눈 돌아가는 소리가 났다.
한 시간 후에 데리러 갔더니, “안 나오니까 좋더만은...오늘도 아줌마 때문에 말 한마디 못해 봤다!” 고 툴툴거린다. 아줌마 독감 걸려서 사흘을 결석했었다고 한다.
ㅋㅋ 아들이 벌써부텀 여자에게 치이나 보다.
오나가나 여자들 참 무섭다.
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