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늘 처음이 서툴러서 힘든 사람이라는 걸 요즘 부쩍 실감합니다. 낯을 가리는 성격 탓도 있겠지만 너무 오랫동안을 한 업무에만 매달려 왔기에 발이 넓지 못한 것도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사람이 좀 간사해져서 빨리 새로운 환경에 적응도 해야 하고 기존 직원들에게 약간의 아부도 해줘야하겠는데 그게 참 잘 안된다는 것입니다. 어제 대청소를 하는데 사업소장이 자기 책장에 책을 좀 골라내고 정리를 해달라 해서 참 이상하다는 생각부터 드는 것이...자기방의 책장도 정리 안하겠다면 도대체 뭘하고 월급을 받겠다는 말인가? 하는 생각부터 했으니까요?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꾸역꾸역 책장정리를 마쳤는데 하다보니 책장이 너무 오래 되서(20여년) 책장의 뒷판이 다 떨어져 나가고 없는 겁니다. 아마 본청 사무관이라면 벌써 내다버리고 새걸로 구입했을 테지요. 음...검소하구나! 라는 생각을 하고부터는 사람이 약간 좋아보이더라구요.
전보하기 전에는 그래도 다소 고급업무라 할 기관장의 일을 보다가 옮기고 나서부터는 완전히 작업복에 네 일 내 일이 없는 노가다를 하다보니 이 일이 내 인생에 얼만큼 플러스가 될까 하는 생각에 이렇게 살아도 되는가 하는 걱정을 하기도 합니다.
오전에는 업무교육...오후에는 노가다를 해야 되는데 아직 맡은 업무를 할 형편이 못되니 하루가 좀 지겹기도 합니다. 주류가 되지 못한다는 것은 늘 서툴고 불편하군요.
어제는 비서실 직원들이 위로주를 산다고 해서 늦게까지 통음을 했는데 6개월만 있다가 다시 발령내겠다고 해서 말다툼을 했습니다. 이동을 그렇게 하다보면 어디든 정붙이기 어려울테고 그 결과는 업무에 대한 회의를 가져올 게 뻔하거던요.
마...예서 퇴직꺼정 삐댈 생각입니다. 글고요....수돗물은 그냥 먹어도 탈이 없을 거 같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