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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야그

개업!

★진달래★ 2007. 1. 30. 13:41
 

 

어제 소내에서 다시 사무실을 배정 받고 말끔히 청소를 했습니다. 저보다 나이 많으신 형님 한분과 상용직 총각 한분을 모시고 팀이 됐습니다.


전임자가 얼마나 사무실을 험하게 썼는지 청소하는데 이틀이 걸렸습니다. 내구연한이 10년이라고 스티커가 붙여진 책상에 열쇠란 것이 하나도 없고 캐비닛 성한 것이 하나 없습니다.


말끔히 수리하고 책상유리의 깔판까지 다 씻었습니다. 그야말로 사무실이 새집처럼 환합니다. 내가 걸래와 욕실 세정제를 들고 설치니 총각이 좀 불편했던지 “전임자는 대충 쓰시던데 보기보다 참 깐깐하십니다!” 합니다.


내가 깐깐한 게 아니고 이런 물건이 다 시민의 세금으로 산 공용물건 아니냐? 여기엔 너거 아버지 세금도 들어 있다! 그러니 잘 관리해야지 했더니 그건 맞다고 합니다.


네스카페 한잔 끓여 입주파티를 하면서 “시장도 책상 하나 밖에 안 쓰는데 책상을 두개씩 받은 우리 팀은 보통 사람들이 아니다! 잘해 보자!” 라고 했더니 다들 웃습니다.


사업소 본부에 각자 책상이 있고 업무 보는 곳에 또 하나의 사무실과 책상을 받았으니 이거 보통 대우가 아닙니다.


점심시간에 짬을 내서 3교대하기 때문에 만나기 힘든 정문 청원경찰에게 인사를 갔습니다. 차를 한잔 끓여 내오시면서 그 좋은 자리에 있지 뭐하러 이 시베리아 포로수용소에 왔냐고 합니다.


사업소 직원들은 자기들끼리 이곳을 포로수용소라고 합니다. 한번 전입하면 빠져 나가기 힘들고 본청과 떨어져 있어 귀가 어둡다고 그리 자조적으로 부르는 모양입니다. 조만간에 복귀하는 게 신상에 이롭다고 은근히 권고하기까지 하더군요.


청경은 정년이 60세까지라 아직 많이 남았다고 하는데 3교대하니 직접 식사를 챙겨야 되는 게 좀 불편하고 종일 이야기 상대가 없어 입에서 냄새가 날 형편이라고 시간 나면 자주 위로방문을 와달라 합니다.


요즘 최저임금제로 해고되는 아파트 경비원이 쌔삐까리인데 배부른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오후에 눈이 오려는지 하늘이 어두침침합니다. 비상 안 걸릴 정도로 눈이나 비가 좀 폭하니 왔으면 매우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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