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만나는 가지마다 다른 목소리로 운다

세상야그

모임

★진달래★ 2007. 2. 2. 11:43
 

 

일터가 있는 산중의 골바람이 보통이 아닙니다.

저녁모임이 있어서 걸어서 출근하자니 귀는 떨어져 나갈 듯이 시린데 등에는 땀이 흐르는 것이 묘하게 기분은 상쾌합니다.


몇 번이나 취소되고 연기하던 모임을 오늘 작은 식당에서 가지게 되는데 한명을 더 참석시키면 어떻겠냐는 전화가 와서 가장 연장자에게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이 모임은 회장도 없고 회비도 없고 정기적인 일정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실시간적인 번개 모임이 아니면서도 그런대로 일정한 룰이 있어서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굳이 모임의 명칭을 붙이자면 소외된 자들, 아니면 불평불만자들, 좋게 말하면 제 잘난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해도 좋겠습니다.


제도권 안에 있으면서 늘 제도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여 인사권자의 눈 밖에 난 사람들의 집합이지요.


광역시에서 팀장으로 있으면서 내부양심선언을 통해 조직에 큰 경각심을 심어줬다가 좌천에 좌천을 당한 인물, 시장에게 바른 말 했다는 괘씸죄로 줄곧 변방에서만 근무해 온 사람, 지금은 색깔이 많이 변해버린 초창기 순수했던 공무원노조사무처장, 그리고 현재 가장 실세이면서도 혁신에 큰 뜻을 품고 있는 비서실 직원, 그리고 능력은 있으나 3연(혈연, 학연, 지연)이 전무하여 인정을 받지 못하는 인물들이 모입니다.


초창기 토론과 의견 교환을 통해 조직에 새바람을 넣어보자고 원기왕성하게 시작을 했다가 일부 참석자의 모임 내용 누설로 감사실의 내사를 받는 등 우여곡절을 겪어 몇 명을 제외시킨 후 오늘 그 모임을 재개하게 된 것입니다.


아부를 쪽팔려하고 일신의 영달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모토를 지키면서 할말을 다하는 모임은 늘 활기차고 반갑고 기대를 가지게 합니다.


어릴 적부터 거짓말하지 마라, 사람은 솔직해야 한다, 주관을 가져라...그렇게 가르치고 배워왔는데 오늘날 우리는 언론이나 지상을 통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바른 말을 해서 모진 핍박을 받아 왔는지를 잘 보고 있습니다.


독재시절....긴급조치 위반을 재판했던 나으리들....살기 어렵다는 푸념 한마디로 몇 년을 감옥살이로 보냈던 권력의 앞잡이들....을 보면 솔직하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실감하게 됩니다.


성격 탓인지 출세해 보겠다고 죽어도 알랑방귀 뀌는 짓을 못하는 성질이니 참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생긴 대로 사는 수 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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