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일을 보러 나갔다 주유소에 들렀는데 주인을 잘 아는 곳이었습니다. 한 때 제가 모셨던 인물로 이재에 밝아 건축과 제조업으로 큰 돈을 번 사람입니다.
가난한 집안사정으로 공부를 많이 못한 걸 큰 핸디캡으로 생각하던 사람이었는데 그런 억눌린 회한 같은 걸 사업으로 풀어나간 것이 아니었는가 생각합니다.
4~5년간을 함께 일해 온 인연이 있기에 아주 반가운 마음으로 나이 들어 보이는 주유원 더러 “이 주유소 사장님 돈 많다고 소문났던데 잘 계시는지요?” 하고 물었더니 이 양반 기름 넣다 말고 아주 찜찜한 얼굴로 하는 말이
“내가 이 주유소에서 기름 넣어 먹고 살긴 하지만 이 주유소 사장 XXX는 사람이 아니고 개새끼요. 아주 돈 밖에 모르는 인간이라는 말이오!”
어찌나 황당하던지....괜히 말을 걸었다 싶어 후회가 막급하였습니다. 그냥 돈 있는 사람에 대한 분노인지 아니면 있는 놈이 더하다는 신조로 그 양반이 주유소를 운영한다는 이야긴지....안부를 물어 본 내가 다 민망하였습니다.
한화회장의 폭행사건을 보고 모 시민이 인터뷰를 하기를
- 억울하면 돈 많이 벌어라! 는 이야기 아니요 - 하더만은 내가 알고 있는 그 양반의 이미지와 그의 사업체에서 벌어먹고 사는 종업원의 평가가 이렇게 다르니 과연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지 참 어렵습니다.
-한길 물속은 알아도 사람 속은 모른다-라는 말이 이거 하고 같은 뜻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