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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야그

자전거도로의 아쉬운 것!

★진달래★ 2007. 7. 19. 10:01

 

 

 

우리 동네에 해반천이라는 도심 속 개천이 있고 그 가장자리 양쪽에 자전거 도로가 설치되어 있는데 요즘 그 도로에서 운동하는 데 있어 애로사항이 많습니다. 동네사람들도 이러니저러니 여론도 있고해서 출근하자마자 시장어르신께 건의사항을 한 장 올렸습니다. 그 내용임다.


 

                             해반천 자전거도로에 있어 아쉬운 것



1. 작년 여름에 부산 태종대를 갔었는데 자갈마당으로 내려가는 왼쪽 도로 표지판 기둥에 매직펜으로 날려 쓴 이런 글귀가 한 장 붙어 있었습니다.


“공원에 개새끼를 데리고 오는 개만도 못한 인간이 되지 맙시다!”


발을 헛디뎌서 개똥에 입수구리를 접촉한 사람인지는 알 수 없겠으나 얼마나 개똥에 원한이 맺힌 사람인지는 가히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시에서 개똥의 이런 불합리한 면을 부쩍 접할 수 있는 장소로 해반천 자전거도로가 급상승하고 있습니다.


저녁밥 잘 먹고 가족끼리 오순도순 산책한다고 자전거도로를 걷다가 보면 뭐 부피로야 얼마 되지도 않습니다만 약간 물커덩한 것을 어른이나 애가 밟고 나면 그날 저녁 기분은 영 아니올씨다! 인 것이 꼭 특정대상은 없습니다만 그 날 저녁 개를 데리고 나오는 모든 애견가들이 타도해야 할 적으로 보이고 맙니다.


눈으로 환히 물체의 유무를 판단할 수 있는 도로상에 이런 왕건이가 흔하다면 잘 보이지 않는 풀숲에는 얼마나 많은 건더기와 노리끼리한 습기가 잠복하고 있을지는 상상에 맡기겠는데 그런 수풀 속을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어린애를 아장아장 걷게 놔두는 새댁들을 보면 내사 심장이 다 섬�해 집니다.


개를 데리고 집을 나서면 반드시 목줄을 하고 비닐봉지를 소지하여 개똥을 치우든지 그런 여유가 없으면 아예 개를 공공장소에 동반을 안 하던지....참 좋은 성질 더러워질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자전거도로에 후래쉬 들고 개똥 피해 걸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보면 아이고 어느 천년에 개 키우는 예절이 정착될런지.....세월이 약이라고 하는 말도 다 헛소리인가 봅니다.


그렇다고 개똥 안 치우는 사람 따라 다니면서 귓구멍에 대고 소리를 지를 수도 없는 노릇이니 시의 재정이 허락한다면 개를 사랑하는 애견인은 개똥에도 깊은 관심을 가져달라는 알림판을 해반천 자전거도로에 몇 개 세워 두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2. 하절기가 되면서 해반천 자전거 도로가 저녁 걷기운동의 명소로 정말 큰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개똥도 많습니다만 운동하는 선남선녀들이 얼마나 많은지 솔직히 도로가 비좁습니다.


그렇게 도로가 비좁은 이유는 정말 운동해서 살을 구조조정해야 할 사람들이 많이 나오는 반면에 전혀 운동할 이유가 있어 뵈지 않는 쭉쭉빵빵들이 배꼽을 다 내놓고 댕기는데 그 저의가 뭔지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길도 비좁은 판에 안 쳐다볼래도 안볼 수가 없는 형편이니 날도 더운데 누구 부부쌈 일으킬라고 나오는지 참 알다가도 모르겠쉽니다.


특히 금요일 저녁이나 주말에는 더 많은 인파가 붐비는데 어제는 동네 사람들과 이런 이야기도 주고 받았습니다.


“체중 50kg 이하인 아줌마는 저녁 7시 이후로 해반천에 못나오게 하는 법을 맹글면 안되겠나?”


제 마누라는 그런 법이 생겨도 전혀 상관이 없다고 하는데 이론.....50kg는 훨씬 넘는다는 뜻인데 경사스러운 일이 아님은 틀림없습니다.


어저께 비가 좀 내리는 저녁에는 자전거를 타고 가던 어떤 중년아재가 우산을 피하려다가 자전거와 함께 넘어져 면상을 아스콘에 사포질 하는 사건도 있었고 어제 저녁에는 정히 딱지를 받고도 남을 과속으로 자전거를 달리던 중학생이 아줌마를 피하려다가 자전거와 함께 처박혀서 아스콘과 합체하고 말겠다는 처절한 몸부림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현재 해반천 자전거도로는 어른 둘이 나란히 걸으면 자전거를 타고 쉽게 스쳐 지나칠 수 없는 면적이 되는지라 도로의 원래 목적인 자전거타기를 족히 실천하지 못하는 도로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을 동반하고 걷기를 하다보면 달리는 자전거에 신경이 쓰여 운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안하는 것도 아닌 같기도운동을 하는 상태가 되어 시민들의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습니다.


돈 있으면 처녀 불알도 구할 수 있는 세상이지만 이놈의 돈이 어디에서 다 자빠져 놀고 있는지....적은 돈이 드는 사업이 아니겠지만 시 재정형편이 허락 된다면 다문 50cm라도 해반천 자전거도로를 확장해 주시면 자전거 타는 시민들과 사이좋게 걷기 운동을 할 수 있겠다는 동네 사람들의 전언을 있는 그대로 고이 전해 올리는 바입니다.


별로 달갑지 않은 제안이라고 생각하시는 직원분께는 사과의 말씀도 더불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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