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저녁 식사준비하기 싫은 마누라,
늦둥이를 불러 앉히더니.....
니들 올 설에 돈 많이 벌었으니 오늘 저녁에 엄마 아빠를 위해 아구찜 2만원짜리 한턱 쏠 수 없겠느냐? 고 물었겠다.
늦둥이 놈 한참을 머리 굴려 고민해쌓더니 형아하고 의논해 보겠다고 하면서 큰놈 방으로 가더라.
5분이 넘도록 “으아~~” 비명소리도 나고 “니가 더 많이 벌었찮아!” 투닥거리는 소리도 나더니 건너와서 하는 말이,
나는 만원 내겠는데 형아는 아구찜 먹기 싫다고 한단다. 그래서 그럼 형아는 빼고 우리 셋이서 먹기로 하고 니 혼자서 2만원 내면 안 되겠냐? 고 했더니 죽는 상으로 뒤로 나자빠지는 것이다.
야! 이놈들아....니들이 번 세뱃돈으로 엄마 아빠한테 한턱내라는데 안 된다는 게 말이 되냐? 니들이 아들 맞냐? 한번 더 의논해 봐라! 하고 다시 보냈다.
그런데도 큰놈은 제가 봐 둔 옷을 사야 하기 때문에 만원도 안 된다고 빡시게 버티고 작은 놈은 사고 싶은 것 사고 나면 6천원 밖에 안 남는다고 2만원은 절대 무리란다.
하는 수 없이 애비가 만원을 보태기로 하고 아구찜 집에 주문을 하라고 했더니 전화하던 늦둥이 입이 바가지로 벌어졌다. 주인이 오늘까지 쉬는 날이라고 하더란다. 그러면서 아이구! 내 돈 만원 건졌네! 하는 것이다.
내참 기가 맥혀셔리....이것들을 자식이라고 있는 거 없는 거 아껴가며 키우는 게 정녕 잘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고 했더니,
마누라 소파에 벌렁 들어 누우면서
“오늘 저녁은 단체로 굶는다!”
하는 것이다.
끙...! 이건 분명히 충격이고 배신이 아닐 수 없다. 내가 저만 할 때는 아버지가 하늘 만큼 크고 높아 보였는데 넨장 지금은 2만원짜리 아구찜을 사정해야 되다니....
생각할수록 분하다. 이것들 한테 이 웬수를 어찌 갚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