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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야그

까마귀와 소통?

★진달래★ 2008. 3. 20. 09:14

 

 

어저께 비 온 후로 날씨 참 좋습니다. 차 놔두고 슬슬 걸어서 출퇴근을 하는데 아침저녁 25분 걷는 것이 몸을 참 가볍게 해줍니다.


오늘 아침에도 걸어 출근하자니 정문 한 100여m를 앞두고 나무에서 까마귀가 아악~~~아악~~! 울고 있습디다.


간밤 부부지간에 뭔 일이 있었던 건지...아니면 알을 낳을 때가 되서 짝을 찾는 것인지 좌우지간 그 소리가 너무 구슬프게 들려서 나무 밑에서 한참을 치어다보았지요.


시간이 제법 지났는 데도 이놈의 까마귀가 울음을 그치지 않기에 나도 모르게 그만 “으아~~~으아~~~!” 하고 위로조로 나무 위에다 대고 답변을 하고 말았습니다. 지나가는 운전자들이 아마 저 자식 미친 거 아니냐? 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어쨌든 이 까마귀 울음을 그치고 아주 그윽한 눈길로 나를 내려다보더이다.


아직 얼마 살지도 않은 초년의 혈기방장(?)한 나이인데 벌써 조수하고 교감이 다 되는 것인지? 아니면 까마귀가 기가 차는 탓인지? 대가리를 갸웃거리면서 울지도 그렇다고 날아가지도 못하고 아주 말문을 닫아 버립디다.


걸어오면서 설마 사무실 들어가기 전에 다시 울겠지 했는데 결국 그 소리를 다시 듣지 못했습니다. 쓸데없는 노파심으로 까마귀의 아침 청춘사업에 훼방을 놓은 것인지? 아니면 정말 슬픈 일에 위로가 된 것인지.....전자라면 매우 후회가 될 것입니다.

 

정말 제가 쓸데없는 짓 잘하는 놈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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