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밥을 먹는데 마누라 왈 :
“이 나이에 내가 또?.....늘그막에 하나 생긴 게 여러모로 애먹이네!”
“뭔 일인데?”
“또 회장됐다네!”
“클났네···ㅠㅠ”
학교 갔다 온 늦둥이가 신발도 안 벗고 현관문턱에 서서는
“엄마 어쩌지?” 하더랍니다.
“뭘?”
“투표했는데.....또 회장?”
“아이구! .....엄마는 회장 안 했으면 좋겠는데-_-”
엄마가 썩 내키지 않는 반응을 보이니 애가 씨무룩해져서 학원을 갔다면서 나중에 전화해서 기분 좀 풀어주라고 합니다. 친구랑 술 한잔하다가 생각이 나서 축하한다고 전화를 했더니 “엄마는 기분이 별로던데!” 합니다.
우리 집이 살기도 어렵고 엄마가 신경을 많이 써야 돼서 그런거니 네가 이해를 해라 그랬더니 뭐 저도 회장을 안 하고 싶은데 투표하면 그렇게 되니 어쩔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래도 엄마 생각해서 사양을 좀하지 그랬느냐고 하니 일학기 때 양보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선생님이 안 된다고 그러더랍니다.
넨장! 어쨌든 이왕 된 거 아빠가 팍팍 밀어줄테니 열심히 해봐라! 했더니 기분이 좀 풀리는가 싶습니다. 애들이 회장 턱으로 뭘 쏴야한다고 오늘 마누라가 알아본다는데, 쿨팝을 쏘든가 햄버그를 쏘든가? 또 없는 살림에 기십만원이 깨지게 생겼습니다.
일학기 때에 간신히 사양을 해서 부회장을 맡아 좀 편하게 지냈는가 싶더니 또 시작이 됩니다. 잘 사는 집은 회장 못 시켜서 난리고 못 사는 집은 회장 되서 난리고....세상은 역시 불공평합니다.
당장 눈앞에 가을 소풍이 다가오니 새치가 더 생긴다고 마누라 울어쌓는데 로또를 한 장 사봐야 되나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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