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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야그

편애!

★진달래★ 2010. 3. 5. 11:14

 

초등1년때 

 

 

중1 

 

 

 

어릴 적에 걷는 게 늦어서 병원까지 가봤던 작은 애가 중학교 입학을 했습니다. 세월이 유수라더니 우리가 그만큼 늙었다는 거지요?


엊저녁에 학원에서 반 편성 시험을 봤다고 성적표를 가지고 왔는데 늘 애를 먹어서 신경을 써왔던 수학은 80점대를 유지하는데 사회와 과학이 60점대인 겁니다.


60점대는 낙제점수라고 이 정도 성적 밖에 못 받는 것은 시간 낭비에다 돈 낭비하는 거라고 반성 좀 하라고 했더니 입이 튀어나오더이다. 그래도 영어는 잘했지 않냐? 고 한마디 하더군요.


큰놈이 대학에 원서를 넣고 발표를 기다리면서 둘이서 며칠을 기도를 했었답니다. 그래서 그 때 합격을 바라던 니들 심정이 어땠었냐고 물었더니 아주 마음이 간절해지고 간이 졸아들더랍니다. 그랬다면 지금 그런 마음으로 공부하면 나중에 그렇게 간이 졸아들 이유가 없을 거라고 했더니 알았다고 합니다.


대답이야 얼마나 잘하는지? 큰 아이에 비해 공부에 대한 애착이 좀 떨어지는 것 같아 걱정이 됩니다.


아침밥을 먹고 학교를 가는데 현관에서 저거엄마랑 무슨 이야기를 한참 하는 것입니다. 알았나? 알았어요! 하는 게 무슨 약속을 하는 모양인지라 나중에 마누라한테 물어봤더니 중학교에서 반장을 할까봐 미리 하지 말라는 다짐을 줬다고 합니다.


갑자기 서글픈 생각이 들더군요. 누구는 못시켜서 난린데 누구는 하지 말라고 아침에 애를 잡고! ㅊㅊㅊ. 공부는 못해도 학교에서 두루두루 우애가 좋은 탓인지 뻑하면 감투를 쓰고 오니 제 엄마가 학을 떼는 것입니다.


올해부터는 돈 들어갈 구멍이 범 아가리 모양 입을 벌리고 있는데 겁이 나는 것도 당연한 처사겠지요. 늘 감투 값하기가 버거운 살림을 사니 제가 참 무능력한 가장일 따름입니다.


큰놈이 서울간지 보름이 지나 통장을 찍어봤더니 돈을 3만원 밖에 찾아 쓰지를 안 한 겁니다. 도대체 애는 점심도 안 사먹고 사나 싶어서 전화를 했더니 맨날 학교 선배들이 점심을 사줘서 돈 쓸 일이 없다고 합니다. 아마도 경상도 말씨를 쓰는 촌놈이 하나 서울로 왔다고 선배들이 귀여워하나 봅니다.


마누라가 덜렁 수화기를 가져가더니 맨날 그렇게 얻어먹는 것도 예의가 아니니까 언제 선배들한테 생맥주 한잔 쏘라고 하는데 그 때는 기운이 펄펄 납니다. 도대체 당신은 아들 둘을 좀 편애하는 것 같다고 하니 내가 언제? 하는데 별로 내세울 것 없는 박가 집안에 장남 사랑은 좀 유별한 듯합니다.


아무리 그래봤자 내 생각에는 장래 늙은 부모 챙겨줄 아들은 늦둥이이지 싶은데 마누라는 뭘 믿고 저러는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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