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 어린애도 없는데 어느 순간 벽지가 찢어져 있더라고요. 어찌 생각하면 이사 온 날부터 그렇게 찢어져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이걸 어떻게 땜빵을 해야 되나? 같은 벽지를 어디서 구하나? 매일 생각만하고 있었더랬지요?
오늘도 방바닥에 누워 뒹굴거리며 전신 엑스레이를 찍다가 찢어진 벽지가 참 보기 싫다! 뭐 이딴 생각을 하던 찰라에 혹시나 관리실에는 분양 초기에 그 벽지 샘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단 말입니다.
관리실에 전화를 해봤지요. 혹시나 7년 전에 입주할 때의 벽지가 보관되어 있느냐고? 오전 중으로 연락을 드린다고 기다려달라고 하더군요. 30분 후에 벽지를 찾았다고 가져가라고 하는데 근 2미터에 가까운 7년 전의 벽지 샘플을 주더이다.
도배를 했지요. 딱풀을 질끈 발라서 도배 끝냈습니다. 표시가 쪼끔 나지만 훌륭하게 땜빵이 됐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마누라는 드라마 재방 본다고 손끝도 까딱 안 해준 거 있지요. 뭐 7년이나 살았으면 그 정도 벽지 흠집은 인간적인 거라나요? 말이나 못하면 밉지는 않지요!
점심 먹고는 마트에 시트지를 사러 갔습니다. 여름철에 사용하려고 주방 뒤쪽 베란다에 따로 설치한 싱크대와 가스렌지가 있는데 음식할 때 벽면에 기름이 튀어서 벽면이 누렇게 변한다고 마누라가 늘 궁리를 하더라구요.
싱크대하고 질감이 비슷한 시트지를 사다가 벽에 발랐더니 아주 깔끔해졌네요. 고생했다고 저녁에 마누라가 막걸리와 간장통닭을 사줬는데 그것도 알고 보니 공짜 쿠폰으로 사준 통닭이더이다. 쿠폰이 열장 모이면 통닭 한 마리가 공짜거든요. 공짜든 뭐든 맛은 있네요.
오후에는 방충망을 기웠네요. 몇 년 되지도 않은 방충망이 삭아서 몇 군데 구멍이 났는데 올 여름 모기한테 헌혈 안 하려면 기워놔야 할 거 같아서요. 원래 두 군데만 구멍이 났었는데 기워 놓고 보니 먼지가 많기에 떼서 씻다가 그만 손가락으로 푹 찔러서....흑흑....크게 구멍을 하나 더 만들고 말았네요.
만지면 커지는 것 중에는 방충망도 있다는 사실! 오늘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