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만나는 가지마다 다른 목소리로 운다

화난야그

사람의 욕심

★진달래★ 2010. 11. 28. 16:35

 

염소가 아주 좋아한다는 솔가지

 

 

조용하니 당직을 하고 있는데 트럭이 한 대 올라오더군요. 인적이 드문 곳이라 반갑게 문을 열어 어떻게 오셨냐고 물으니 솔가지를 치우러 왔다고 하더군요. 요새 조경업자가 와서 구내 정원수들을 전지하고 있거든요. 그러라고 하고 점심을 먹고 있자니 한가득 솔가지를 싣고서는 정문 앞에 서 있더라고요. 왜 안 가는가 싶어 나가봤더니 그 양반이 하는 말이

 

“ 내 차로 이렇게 실어내 주는데 기름 값이라도 줘야 되는 거 아니냐?” 하는 겁니다. 이게 뭔 소리냐 싶더라고요. 직원이 아무런 얘기를 안 해주고 갔거든요. 잠시 기다려라 해놓고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어떻게 된 일이냐? 물었더니 직원이 말하기를,


이웃 동네에 염소를 키우는 사람인데 어디서 소문을 듣고 염소 먹이하려고 솔가지를 달라고 해서 가져가라고 한 건데 기름 값이라니 순 도둑놈 아니냐? 고, 달라는 사람 많으니까 주지 마십시오!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정문으로 나가설랑, “사장님! 일부로 솔가지 가져가시지 않아도 됩니다! 도로 내려 두시지요!” 하니까, 이 양반이, 아아니...뭐.....꼭 그런 게 아니고.. 괜찮습니다...!” 하고 말을 더듬어대더니 부리나케 차를 몰고 내려가네요.


옛날에 공적자금도 먼저 본 놈이 임자였다더니 뭔 온갖 인간들이 제 맘대로 돈을 달라고 하니 참 웃기는 세상입니다. 공금을 달란다고 그게 내 돈 마냥 쑥 내줄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사람들 심보가 왜 이렇게 변했는지 슬픈 일입니다.


정원에 나가보니 솔가지가 많이 남았는데 아마 이 양반 양심에 찔려서 남은 거 가지러 다시 오지는 못하겠지요?

 

 

 

 

 

 

 

 

 

'화난야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다 홍두깨 그후  (0) 2011.02.18
책이나 보자^^  (0) 2010.12.21
긴가민가?  (0) 2010.11.22
돈이면 O.K  (0) 2010.11.12
과잉진료?  (0) 2010.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