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를 뒤트는 새벽안개
고드름이 달린 보안등 아래
누렁이가 웅크리며 코를 감싼다
셋째아들 백일 맞은 막내직원이
순찰 때 무섭다던 새벽안개
어쩐지 귀신처럼 머리를 풀었다
천지사물이 별빛에 젖어드는 밤
홀로 관사를 지키노라니
길 잃은 취객이라도 문 두드렸으면 좋겠다
잠 못 든 택시가 산모퉁이를 돌면
불빛은 장대가 되어 하늘을 찌르고
놀란 산안개 휘몰아치며
내 가슴속으로 몰려든다
죽어서 별이 되는 사람은 누굴까
안개와 별과 누렁이가 잠을 설치는 밤
짙은 화장을 지우는 여인과
가난한 이들의 아침을 위해
새벽을 깨운다
안개를 퍼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