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방송국
교육이나 연수를 가게 되면 첫 번째 걱정이 잠자리 파트너입니다. 코를 많이 곤다거나 잠버릇이 어떤 가인데 이번에도 역시나였습니다. 술에 취한 채로 TV를 켜놓고 자는 바람에 저는 늘 수면 부족에 시달렸습니다. 그렇게 시끄러운데 잠을 잘 자는 것이 정상인가요? ㅎㅎㅎ. 방을 따로 구해서 잘까도 생각을 했지만 여비도 부족한데다 객지에 나와서 그러기도 뭣하고 참자, 참아보자, 하다가 강의 시간에 졸고 집에 와서는 뻗었습니다.
시골 노인들처럼 티비소리가 자장가로 들리는지 코를 골며 자다가도 시끄러워서 티비를 꺼려고 일어나면, 보고 있는데? 하니 정말 미치겠더군요. 그것도 리무콘을 꼭 쥐고 자는데...졌습니다.
교육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와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꼭 술을 먹자고 하는 것도 스트레스더군요. 원하는 주량만큼 적당히 먹으면 되는데 90kg 나가는 사람 분위기 맞춰 마셔주기를 원하니 참 힘들더군요. 권하는 정이 참 괴롭더이다.
북한산
절전한다고 30도 가까운 강의실에 에어컨이 안 돌아가니 찜통이더만요. 전국에서 모인 200명이 정말 땀 뺐습니다. 와이셔츠가 젖어서 착 달라붙는데 국회사무처에서 나온 3급 교수들도 어쩔 수가 없다고 참자고 하더이다. 근데 국회 경제특별위원회 질의시간에 방청을 갔는데, 그 동네는 시원하더라고요.
교육 이튿날은 수십 년 전 무장공비(김신조)가 청와대를 폭파하러 넘어왔다가 한 명이 월북에 성공했다는 루트인 북한산 우이령을 등산했는데 등산길 중간 중간에 경찰서와 유격부대가 있고 종일 총소리, 기관포 사격소리가 울리고 있어서 분단국가임을 절감하게 하더군요.
영등포 시장골목
국회사무처에서 안내해 주는 숙소는 거의 호텔들이라서, 참 가난한 지방자치단체의 사정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싼방을 찾아서 영등포 시장 골목의 모텔을 찾아갔는데, 세 번째로 찾아간 모텔은 방값이 싸기는 했습니다만, 촌에서 하는 말로, 머리에 소똥도 안 벗겨진 애들이 초저녁에 손을 잡고 방을 나오는 걸 보니까, 아이구! 싶어서 낮에 손님을 안 받는 조건으로 5,000원을 더 주고 컴퓨터 없는 옥탑방을 예약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놈의 서울 골목길은 어째 다 비슷비슷한지 다음날부터 모텔을 못 찾아서 헤매게 되더군요. 촌놈 셋이 예약한 방을 못 찾아서 골목을 빙빙 돌자니 한심하기도 하고, 사람은 어찌 그리 많은지, 발길에 치이다가 찾기는 했습니다만 서울은 정말 못 살겠다, 싶더군요. 아들이 제대를 하고 복학을 하면 자취를 하겠다고 해서 신촌부근에 방이 있나 알아봐야지 하고 갔다가.
아이구, 길 잊어먹을까봐, 사람에 치이는 게 겁나서 조용히 공부만 하고 돌아왔습니다. 구포역에 도착해 숨을 쉬어보니 정말 공기맛이 틀리더군요. 제가 사는 동네가 최고입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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