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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폴이야기

★진달래★ 2013. 3. 21. 11:08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57층(하늘공원)에서 바라본 싱가폴 항구

 

 

 

싱가포르는 년 중 태풍의 피해가 없는 좋은 항구와 높은 교육을 받은 인구 이외에는 자연자원이 없다고 합니다. 이런 악조건과 작은 국토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경제적 성공을 거둔 나라라고 합니다.

 

싱가포르가 이렇게 잘 사는 데는 국제무역항로의 중간 기착지가 되는 지정학적 위치, 자유무역의 장려와 너그러운 세금감면, 제한이 거의 없는 외환통제 등의 매력 덕분이라고 합니다.

 

특히 제도와 시스템이 살아 있는 막강한 공권력을 바탕으로 나라가 흔들림이 없이 운영되고 있다고 할까요? 지금의 싱가포르 총리는 장관과 총리로 50여년을 일해 온 리콴유 전 총리의 아들이며 리콴유 전 총리의 아버지는 싱가포르의 작은 시장 입구에서 구두수선공을 하신 분이라고 합니다. 아들이 총리자리에 그리 오래 있었어도 계속 구두수선을 했다고 하지요.

 

가이드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우리 교민 중 한분이 싱가포르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었답니다. 제가 출장을 갔을 때 현지식당에서는 우리나라 병소주 한 병이 22,000원에 팔리고 있더군요. 여기에 착안을 한 그 슈퍼마켓 교민이 싱가포르를 찾는 한국인들에게 입국할 때 소주를 부탁해 거의 20배의 돈을 받고 팔았답니다. 입국할 때 가지고 갈 수 있는 소주가 1인당 5병꼴이더라고요.

 

그렇게 해서 그 교민이 돈을 많이 벌었나 본데 꼬리가 길어서인지 싱가포르 검찰에 덜미가 잡혀 국민을 속인 범죄행위로 1억2천만 원의 벌금을 맞았다고 합니다. 그날 팔다가 적발된 소주가 다섯 병이라 하던데 교민사회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켜 고작 소주 다섯 병에 1억2천만 원의 벌금은 너무 심하지 않은가? 하여 이번 기회에 한국교민의 힘을 보여주자고 연대서명을 해서 법원에 탄원서를 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법원은 심리 이후에 5천만 원을 더 추가하여 벌금을 때렸고 그 교민은 파산하였으며 더불어 한번 법을 어긴 사람은 다시 같은 업을 할 수 없도록 하는 법 때문에 교민이 노숙자가 됐다던가...옇던. 싱가폴이 가장 엄한 벌로 다스리는 범죄가 먹는 걸로 국민을 속이는 행위, 주취난동자, 그리고 성폭력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같은 죄로 세 번을 걸리면 벌금도 감옥도 안 보내고 법원 지하실에서 의사가 입회하여 태형이라는 매를 때리는데 보통 일반인이 한 대를 맞으면 거의 죽음 직전까지 간다고 합니다. 법원건물이 으스스하더군요.

 

보통 1대를 때리고 의사 검진 후에 한 대를 더 때린 다음 그 상처가 낫는 석 달 후에 다시 불러 두 대를 때리고 해서 도합 최고 여섯 대까지 때린다고 하는데 그 매의 공포 탓으로 싱가폴에는 마약이 없고 조폭이 없어졌다고 하더군요.

 

예전에 못으로 차를 긁은 싱가폴 주재 미대사관 직원의 아들이 태형의 판결을 받았는데 당시 클린턴 대통령까지 나서서 국가간 대립까지 갔지만 결국 미국이 사과까지 한 후에 네 대를 맞았다고 하더군요. 싱가폴의 법! 참으로 강력하고 부러운 면이 없지 않았습니다.

 

특히 공직자의 청렴과 수준은 대단했는데 한 대학의 1~2명이 공무원에 합격을 하며 군대는 반드시 다녀와야 되고 월급은 우리나라의 11배 정도였습니다. 공무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얼마나 높은지 가지도 않은 곳에서 주차위반 딱지가 날아와도 경찰이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다고 해서 일단 벌금을 낸다고 하더군요. 나중에 소명할 기회를 주겠지요?

 

벌금천국이라고 해서 껌을 씹거나 소변기 물을 안 내려도 벌금이 나온다고 했는데 이번에 보니 소변기는 전부 감지기센서를 다 붙여서 자동이더군요. 싱가폴에는 무직자가 없다고 하며 한국인들의 근면성실이 높게 인정을 받아서 우리나라의 대학생들이 많이 진출해주기를 바라고 있더이다. 세금도 거의 없고 복지제도도 잘 되어 있어서 이민도 아주 인기가 높다고 하는데 한번 검토해보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