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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야그

공감투어 - 2박3일

★진달래★ 2014. 11. 17. 13:09

 

 예기치 못한 발령이 나서 -체납징수팀- 이라는 요즘 몹시 바쁜 아니 정신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블로그 친구님들 방에 얼씬도 못하는 힘든 날이 당분간 지속될 듯합니다. 숫자라면 겁부터 내는 제가 온통 숫자로 칠갑이 된 세금 받는 일을 하게 됐으니 제 스스로 돌아봐도 이건 시련이 아닌 고난입니다. 뭐 비슷한 거지요? ㅎㅎㅎ.

 

하지만 작은애가 대학도 안 갔고 목구멍이 포도청이니 굳건히 버티고 있어 보려고 하는데 참 쉽지가 않습니다. 찍혔던 것인지? 파워게임에서 밀려난 것인지? 알쏭달쏭하게 살고 있습니다. 이 또한 곧 지나가겠지요!

 

어쨌거나 문화재단에서 시행하는 문화매개인력양성 제2기 공감투어가 있어서 동참을 하게 됐습니다. 자리를 옮기지 못했다면 참석하지 못했을 텐데, 이것은 행운이라고 봐야겠지요.

 

충청 전라권의 문화예술 현황을 2박3일간 살펴보는 것인데 계획도 타이트하고 투어시간이 촉박하게 설정되어 있어서 피곤했지만 그런대로 즐겁고 보람찬 일정이 됐습니다. 지역 문화예술의 전환점을 마련하고 전통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폐교를 어떻게 살려야 하나? 등등 결과보고서 쓰기가 힘들었지만 말이죠.

 

거주인구 200여명인 거창 하성초등학교(폐교) 살리기 본부를 방문했지요. 인적이 드물어진 단노을마을이라는 동네인데 귀농한 한 청년에게서 마을을 되살려가는 과정을 들었습니다. 조금씩 마을이 활기를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사과와 포도가 유명한 곳이라 돌아와서 바로 사과를 주문했습니다. 일단 먹어보고 돈을 주든가말든가 하라고 하면서 계좌도 알려주지 않는 거 있지요!

 

 

청주문화산업단지입니다. 연초제조공장이었다는데 그 큰 건물이 텅 비는 것을 청주예술단체가 시장을 설득하여 예술공간으로 꾸며 비엔날레도 열고 해서 사람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고 합니다. 낡아서 페인트가 다 벗겨진 고색창연한 건물인데 문화와 예술을 옷을 입히고 보니 참 좋은 공간이 되었더이다.

 

 

청주국립박물관 정원의 찬란한 단풍입니다.

 

 

 

청주시 수암골 벽화마을의 벽화와 미술품들입니다. 이런 골목벽화는 통영에도 있고 부산에도 있고 지금은 쉽게 접할 수 있지요. 동네 주민들과 이야기를 해봤는데 솔직히 주거만 하고 있는 대다수 동네 사람들은 처음 대규모 관광객의 동네 방문이 참 많이 성가시고 불편했답니다. 하지만 그것이 의미가 되어 지원금도 들어오고 마을도 알려지고 돈이 좀 되니까 지금은 다들 환영하는 분위기로 바뀌어가고 있다더군요.

 

 

 

 

 

 

 

삼삼예예미미라는 삼례문화 예술촌 풍경인데요. 저 오래된 건물이 일제가 지은 목조건물로써 예전 식민지 시절 호남평야에서 나오는 질 좋은 쌀을 수탈해다가 보관해 놓던 곡식창고였답니다. 거기서 군산항으로 싣고 가서 일본으로 쌀을 빼돌렸다는 거지요. 세 번이나 징집에서 탈출하셨다는 아버지 생각이 나면서 가슴이 울컥해지더군요. 이런 해묵은 우리 원한을 언제 갚을 수 있을까요?

 

 

전주 남부시장 전경입니다. 예전에 주변에 도청도 있고 시청도 있어서 참 번성하던 전통시장이었다는데 관청이 옮겨가고 나니 장사가 안돼서 점포가 반이나 문을 닫고 상인들이 떠났다고 합니다. 수박에 꽃을 조각하는 장인도 만나고 오징어를 가위로 오려 폐백음식을 만드는 체험도 가졌습니다. 

 

지금은 뜻있는 청년들이 나서서 야시장을 운영하고 빈 점포에 스튜디오도 만들고 해서 문화예술의 이미지를 입혀 시장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고 하는데 여전히 힘들어 보였습니다. 게다가 대형마트들이 들어서고 있어서 많이 어렵다고 했습니다. 뭐 전국적인 현상이겠지만 같이 살아나가야 하는데 그 해결책이 무엇일까요?

 

돌아와 보고서를 쓰는데 보긴 많이 봤는데 딱히 만져지는 것이 없어서 가슴이 막막해집니다. 출장보다도 보고서 쓰는게 더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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