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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야그

경비아저씨

★진달래★ 2019. 5. 12. 12:48

 엄청난 쓰레기


 중앙경비실



초파일이라 절에 가는 길에 분리수거를 하러 갔습니다. 저의 막강한 끗발인 친애하는 경비아저씨께서 리어카 옆 화단에 앉아 계시더군요. “늘 고생이 많습니다!” 하는 게 서로간의 인사입니다. 날씨가 한여름 비슷한 탓인지 옛날 새마을 모자를 쓰고 있는데도 얼굴이 많이 탔더군요. 쉬시라고 해도 굳이 얼마 되지도 않은 쓰레기 분리를 도와주십니다.

 

서울의 모 유명 고급아파트에서는 경비실과 주민간의 불협화음이 도가 넘치고 경비원자리를 줄이니 마니 시끄러운데 우리 아파트에서는 그런 거 전혀 없습니다. 없는 사람들이 정은 많잖아요. 또한 경비아저씨들도 참 친절하게 열심히 하십니다.

 

경비실 초소가 다른데도 있고 경비원들도 많지만 오늘 만난 그 경비아저씨는 유독 저랑 친한 편입니다. 별로 그런 계기가 없었는데도 말입니다. 제가 잘한 게 있다면 마주칠 때 꼭 고생하신다고 인사 깍듯이 한 거 밖에 없습니다.

 

금요일 저녁에 퇴근하면서 보니까 경비실 앞에 택배상자가 산처럼 쌓여 있더군요. 택배가 왜 이리 많으냐고 물었더니 늘 이렇다고 경비실 앞이 택배 집하장이라고 하시며 웃으시더군요. 아파트 경비원이 택배를 받아서 전달해주는 것은 본연의 업무를 벗어난 행위라는 판례도 있는데 택배회사들은 그걸 참고 안하는 가 봅니다.

 

어쨌든 비 오는 날이나 눈 오는 날 아파트 앞에서 내차의 좌회전 진입을 위해 양쪽 차선을 수신호로 가차 없이 다 막아주시는 그분은 영원한 저의 빽입니다. 참으로 존경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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