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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야그

하늘나라가 정말 있을까요?

★진달래★ 2020. 8. 4. 15:58

‘대포통장 협의회’ 라고 해서 사기꾼인가 하고 놀랐네요!

 

지난 7월 24일, 7년여를 요양원 생활을 하시던 장모님께서 하늘나라로 떠나셨습니다. 하늘나라라는 게 있는지 모르겠지만 있다면 그곳에서는 아프지 않으시기를 빌었습니다. 이어지던 장마가 발인 날은 얼마나 맑고 쾌청하던지! 날씨를 보고 다들 장모님께서 좋은 곳으로 가셨다고 했지만 좋은 곳이라는 데가 죽어서 가는 곳이라면 그게 정말 좋은 곳일까요? 다 산사람들의 바람이고 욕심이겠지요?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은 곳이랍니다.

 

많은 딸들이 그리 애처롭게 울어도 한 다리 건너인 저는 사실 크게 눈물이 나지 않았는데 운구차가 장모님 살던 동네를 들렀을 때 멀리서 알아보고 울면서 달려오는 마을 할머니들을 보고서는 눈물이 왈칵 나더군요. 고구마 밭에서도 울고 산에서 일하는 할머니도 울고.....살날이 살아온 날들보다 훨씬 적은 어르신들의 통곡이 마을을 감싸더군요.

 

화환 말고 현금이나 물품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

 

장모님 상을 치르고 집에 돌아와 경조사 휴가를 온 아들과 늦은 점심을 먹다가 큰누나의 별세 소식을 접했습니다. 가장 치유가 힘들다는 췌장암으로 투병 중이던 누나의 소식은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던 중이라 해도 가슴이 북받치더군요.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 의사들이 6개월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 했지만 누나는 2년 5개월 동안 낫다가 아프기를 반복하면서 참 열심히 살다가 떠났습니다.

 

사실 고등학교 영어교사인 조카딸이 암투병 뒷수발을 하느라 진짜 고생을 많이 했는데 늘 하는 대답이 “엄마인데요!” 하더군요. 그런 딸 하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처가와 누나댁 양쪽으로부터 임종을 준비하라는 연락을 듣고 제발 같은 날 떠나는 일이 없기를 빌고 또 빌던 참이었지요. 누나의 장례 기간에는 얼마나 많은 비가 내리는지? 납골당에 안치를 마치고 돌아오는 날은 소나기가 쏟아지더군요. 평소 독실한 불교 신자였던 누나의 장례기간에 그리 많은 비가 내렸으니 누나는 좋은 곳으로 가지 못했을까요? 산사람들의 욕심이고 자기 위로일 뿐입니다. 통증이 극에 달하면 누나도 그러더랍니다. 신앙이 뭔 소용이냐? 그러다가도 통증이 가라앉으면 불경을 외고....!

 

연이어 장례를 치루고 돌아오던 날 아내와 저는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죽어도 납골당 안 갈 테니 살아서 늘 다니던 산책길이나 공원에 뿌리거라!” 죽어서도 그 좁은데 갇혀 있으면 얼마나 답답하겠냐?“

 

아들이 그러더군요. 아빠는 공직자라면서 유골 아무데나 뿌리면 환경오염 된다는 거 몰라요? ㅠㅠ 똑똑한(?) 아들 때문에 더 늙으면 산에 들어가서 자연인으로 살아야 될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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