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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야그

TV OUT

★진달래★ 2020. 8. 20. 14:19

새 테레비

내가 잘했니! 네가 잘 못했니! 침을 튀기며 공격하고 방어하는 정치토론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화면이 사라지고 목소리만 왕왕거리는 것입니다. 순간적으로 정전인가 했네요. 셋톱박스와 티비를 연결하는 선들을 뽑아서 다시 꽂아보고 껐다가 다시 티비를 켜 봐도 이건 그냥 90만 원짜리 라디오가 된 것입니다요. 바야흐로 구입한지가 몇 년이더라 계산까지 등장하고 보니 7년째 가전인데 고작 그걸 사용하고 벌써 고장인가? 싶네요.

 

하는 일도 없이 놀고먹는 처지라 티비를 싣고 아들이랑 서비스센터를 찾아갔더니 "요새 티비 수리가 왜 이리 많지?" 하고 짜증 비슷하게 내는 담당 기사가 말하기를 앞에 접수된 티비가 30여대 있어서 이틀 후에나 연락을 드리겠다고 집에 가시라고 합니다.

 

티비가 없어 공허해진 거실 벽을 바라보면서 3일을 지낸다는 것은 또 다른 경험이기도 해서, 어떤 때는 조용해서 좋고 어떤 때는 참 갑갑하고. 뉴스가 궁금해서 안방 티비를 곁눈질하면 요새 불같이 뜨거운 흐름을 타고 있는 트로트인가 나발인가 그거 본다고 마누라는 리모컨을 놓질 아니하지...

 

사흘째 서비스센터에서 연락이 없어 전화를 해봤더니 몇 번이나 전화도 하고 문자도 했는데 안 받으시더라는 기사의 뻥? 에 화낼 겨를도 없이 수리비를 물어보니 백라이트가 어쩌고저쩌고하면서 액정 수리비가 59만원이란다. 그러면서 한 대 새로 사시는 게 가성비 쪽으로 훨 이익이겠단다. 정말, 헐! 이다.

 

1층은 가전매장이고 3층이 수리센터인데 혹시 이 양반들이 짬짜미해서 티비 한 대 더 팔려고 그러나 했지만 기사가 미리 기선제압하기를 사업자 자체가 틀려서 아무 상관이 없으니 고객님께서 그리 생각하신다면 건강에 별로 안 좋으실 거란다.

 

알겠다하고서는 일단 가족회의를 했던바 새거 좋아하는 나 빼고 두 사람의 의견을 참고하여 한 대를 사기로 하고 매장으로 갔는데 가전을 둘러보니 참 돈만 있으면 좋은 물건이 쫘악 깔렸다. 마누라는 둘러보는 사이에 전신마사지나 받겠다고 가더니 금방 오기에 왜 그러나? 싶었더니 코로나 때문인지 경제 탓인지 천원으로 즐기는 5대의 전신마사지 기계가 다 ‘고장’ 이라고 되어 있더란다. 기분이 별로다.

 

전에 쓰던 티비보다는 좀 큰 걸로 사자고 해서 그 위의 크기를 골라 결재를 하는데 요즘은 에너지효율 1등급인 가전을 구입하면 정부에서 구입가의 10%를 환급해주는 제도가 있단다. 덕분에 10%를 환급받게 되었는데 이것저것해서 할인을 받는 금액이 20여만 원이나 된다. 내돈 나가는 일인데 할인해 준다니 공돈인 듯하다.

 

더워서 책 보기도 힘들어

이틀 후에 기사가 티비를 가지고 와서 설치를 해주는데, 이런! 생각했던 것보다 티비가 너무 크다. 벽에 걸어 둔 모 주지스님의 달리는 말 그림이 다 가려져서 영 볼품이 없는 것이다. 선택을 잘 못했다고 투덜대고 있자니 기사가 말하기를, 가전전시장의 티비 배열이 큰 것도 별로 크다는 느낌이 안 들도록 배치를 해놔서 매장에서 보는 거하고 막상 구입해서 집에서 보는 것하고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한다. 판매전략에 우리가 꼬인 것이로다.

 

리모컨 조작 설명을 다 듣고 기사랑 티비를 잠시 보는데 영상이 좀 퍼지는 느낌이다. 기사가 셋톱박스를 살펴보더니 이게 좀 오래된 것이라 버전이 높은 것으로 교체를 해야 티비랑 잘 맞아지고 이왕이면 UHD 채널로 봐야 티비값을 하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잠깐 UHD화면을 띄워주는데 차이가 확연하다. 아들이 단번에 그걸로 축구를 보고 싶다고 바꾸자고 한다.

 

그렇게 기사가 돌아간 후 유선방송사에 UHD 시청에 대해 문의를 했더니 "우수고객님“ 하면서 셋톱박스는 무료로 교체를 해드리는데 UHD 채널을 선택하시면 유선통신비가 추가되고 안방 티비랑 다 바꾸실 거냐고 한다. 티비 보는데 시청료 내야지 유선비 내야지 참 돈 많이 든다. 티비는 와이파이처럼 어떻게 좀 안 되나?

 

좌우지간 하루가 멀다고 그놈의 방송사 상담원이 UHD 보실거냐? 고 물어보는데 결국 넘어갔다. 셋톱박스 하나에 7,700원씩 요금이 추가 되는데 어쨌든 바꾸고 나서 테마기행, 동물의 세계. 라리가 축구를 보는데 진짜 실감이 난다. 돈이 좋긴 참 좋다.

 

그렇게 티비를 보는데 이번에는 인터넷 파트에서 자꾸 전화가 온다. 우수고객님의 인터넷 계약이 기존회사와 끝난지 한참 됐는데 저희들 티비랑 결합해 주면 폰 요금과 유선비를 대폭 할인해 주겠다는 것이다. 첫날 전화할 때는 폰요금만 할인해 주겠다더니 며칠 후에는 상품권하고 현금도 주겠단다.

 

돈 얼마 때문에 통신사 바꾸려면 이거저거 얼마나 귀찮은 일이 많으냐고 했더니 전혀 번거롭지 않게 알아서 다 해드릴 테니 걱정 마시라고 하면서 전화, 문자가 끊임없이 온다. 마누라는 그거 사기 아니냐고? 뭐 얼마 남는다고 현금을 그리 주느냐고 하고 인터넷 바꾸고 나서 속도에 문제 생기는 거 아니냐고 아들도 의심스러워해서 그 회사 홈페이지를 훑어 봤더니 어라, 요즘 인터넷 고객 유치에 상품권, 현금 주는 게 그냥 관행인 모양이다. 1건 유치에 현금 70만 원까지 준다는 광고도 있었다.

 

후에 그 상담원이 또 전화를 했기에 이것저것 문의를 해봤더니 뭐 그리 손해 볼 장사는 아닌 듯했다. 인터넷과 가족들의 폰을 티비와 결합하기로 하고 계약을 진행하는데 요즘은 참 약속이행을 칼날같이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방문하는 기사마다 친절이 몸에 배어 있고 서비스 정신이 투철해 보였다.

 

인터넷 설치가 끝나고 나서 컴을 키는데 정말 속도가 빨라서 아주 만족하다. 기존에 쓰던 인터넷회사에 해지요청 전화를 했더니 3만원 상품권을 드릴 테니 그냥 유지해 주시면 안 되겠냐고 사정을 해댄다. 계약이 끝난지 몇 년이 지나도록 전화 한 번, 사은품 한 번 안 주면서 해지한다니 그러냐고? 하니 상담원이 죄송하다고 하는데 그러게 있을 때 좀 잘하지 싶은 생각이 든다. 티비는 유선계약한지 15년이 넘었다고 하니 참 오래 썼다. 이튿날 티비 유선업체와 인터넷 업체에서 상품권을 보냈기에 나가서 장 보고 저녁 먹고 잘 썼다. 현금을 준다고 해서 계좌도 불러 줬다.

 

통신사들이 사업을 어떻게 하는지는 우리가 알 필요도 없겠지만 그리 주고도 남는 장사라니 참 모를 일이다. 조금 귀찮다고 해서 한 업체에 인터넷, 폰, 유선티비를 진득하게 볼 필요가 없을 듯하다. 3년에 한 번씩 업체 바꾸면서 사은품 받아 보는 것도 또한 재테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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