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만나는 가지마다 다른 목소리로 운다

화난야그

술집인질이 되다.

★진달래★ 2005. 4. 12. 13:40
 

막 얼룩무늬 벗고 내세상이다 할 적 81년도쯤에 지금처럼 공사하기 전 자갈치 노천횟집에서 후배들을 만나 그들이 사주는 제대축하주에 촉촉히 젖어가고 있는데 어랴! 늦게 군대 와서 진짜 뺑이치는 다섯살이나 많은 군대 쫄따구를 만났다 이거여. 휴가 나왔더구만.


이 친구가 금방에서 세공기술자로 있다가 애도 둘이나 낳구서 늦게 입대해가지고설랑 참 많이 줘 터지는 걸 애처로워서 많이 거둬 주었지. 그랬더니 지도 얼마나 고마웠겠어? 이리저리 마시다보니 모두 반쯤 갔는데 이 인생고참 군바리 쫄따구 양반이 지가 가는 단골집에서 한잔만 더하고 가자는거여.


택시타고 신나게 갔더니 룸살롱 사장이하 아가씨 전부가 다 나와서 이 양반을 반기더구마. 책만 들여다보고 학생 운동하는 애들은 쪽빠진 가시나들이 하나씩 앵기고 그러니깐 당시만 해도 혼이 다 나가버리더라고.


부어라 마셔라...정말 부담없이...돈 많은 군대후배가 산다는데....지집애도 한번 건드려 보고 히~~근데 뭔가 좀 이상하더라구....계산하고 갈때가 되얐는데 이 친구가 안보이는거여! 정신이 팽 가더먼. 사장을 불러서 어디 갔냐니 모른데...그넘들 상황파악 되게 빠르데.


계산서 바로 들이미는데 그때쯤 우리 주머니는 먼지 밖에 없었어. 큰일이더만...소변은 왜 그렇게 자주 나오던지..화장실 갈때마다 웨이트가 한넘씩 따라 붙어서 문앞에서 지키고...안되겠던지 후배가 전화를 하는데 누구누구 부장님하고 같이 있으니 빨리 좀 와라 했거던...그때도 이몸이 무슨 운동 쪼까 한다고 장짜리 하나 차고 있었거던.


그 소리를 들은 웨이러가 부장쯤 되시는 분이 그깐 술값이 없냐고 파출소 전화한다고 더 설치는 거여. 파출소 가면 큰일아녀!  죽기보다 싫지만은 거리 계산해서 제일 가까운 초량에 있는 숙모한테 전화를 넣었지. 이넘아! 빨랑 오너라! 자다가 전화 받는 그 부스스한 목소리...


웨이트한테 택시비 달래서 숙모집에 갔지. 후배들은 인질로 잡혀 있고....숙모집이 초량인데 거길 갈려면 부산의 그 휘황한 환락의 거리 완월동을 지나야 돼. 그땐 지금처럼 산복도로에 차가 못다녀 큰 도로에 내려서 걸어 올라가야 했거던.


술도 한잔 먹어 비틀거리지 머리도 짧지....포주며 아가씨들이 당장에 재미보러 온 군바리라고 생각했을거여. 택시에 내려서 10미터도 못가 잡혀서 바로 쌕쌕이 등이 일렁거리는 룸으로 끌려들어가 버렸어. 갸들 팔힘이 세다는걸 지금도 생생히 기억해.


아무리 거시기 하러 온거 아니라 해도 먹혀 들어야 말이지. 한시간을 밀고 당기고 하다가 전화한번 하고 하자고 합의하고 거기서 또 숙모한테 전화했어. 몇호 무슨관에 잡혀 있다고...숙모가 신발도 안신고 달려 왔더구만. 우리 숙모가 바닷가 처녀인데 한성질 하거던. 포주 머리칼을 잡고 흔들어 버리더만....


거기서 바로 술값 얻어서 룸쌀롱 가서 계산하고 후배들 구출해서 또 소주 사들고 여관에 가서 마시자 했는데 여관 주인이 방을 안주는거여. 꼴을 보니 무슨 지하학습이나 할넘들 같아 보였겠지.....눈치는 쥑이더구만.


하는 수 없이 연극하는 후배넘 자취방에 가서 꼬꾸라 졌지...훗날 그 인생선배 군바리 후배를 만났는데 진짠지 거짓말인지...자고 일나 보니 신평 어디 둑에 있더라는데....패죽이지도 못허고....그 양반 지금 사하구 신평에서 금방 졸라 큰거 하고 있어. 나쁜넘!



 쉼터 갈수록 진동하네?...술냄새가.......온통 쉼터가 술바닥이군.    2002/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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