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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난야그

계란한알

★진달래★ 2005. 4. 12. 14:10
 

출근하면서 기름을 넣을려고 지갑을 열어보니 달랑 2만원 남아 있습니다. 쉬는 토요일만 되면 남아나는 돈이 없을 정도로 지출이 심하니 오는 7월부터 매주 쉬게 된다면 아주 걱정스럽습니다.


이틀 동안 마누라 장보러 가는데 짐꾼으로 대동됐습니다. 늘상 하는 짓이지요. 제가 좀 바쁜 바람에 3주 동안이나 시장엘 못 갔기 때문입니다. 사는 동네가 신도시 지역이라서 주변에 아직 시장이 없거던요.


여자들 시장가면 들었다 놨다 물어보고 또 물어보고 손은 시리지 귓때기는 얼어붙지...마트 가서 물건 사는 건 정말 양반입니다. ......왕짜증이 올라옵니다. 서너번이나 물어보고 안사는 건 또 뭡니까? 주인 쳐다보기 민망스럽습니다.


어제 마트가서 사온 계란을 냉장고에 넣는데 또 기분 좋지 않은 계란이 보이더군요. 깨진 걸 본드로 붙여 놓은 계란입니다. 전에도 그런게 있어 먹기 찜찜해 버렸는데 또 있는 겁니다. 계란 한개 수억이나 하는 건 아니지만 기분이 아니라서 마트에다 전화를 했더니 바꿔준다고 합니다.


오후에 쌀사러 간김에 마누라가 버리자는 걸 호주머니에 넣어갔더니 계란 한판을 그냥 실어주는 겁니다. 가만있지 싶더만 마누라가 절대 그럴 수 없다면서 굳이 한개만 받고 돌려줍니다. 재벌 났네 재벌 났어.....


근데 말입니다. 기분이 더 찝찝한 것이 마트 직원이 본드로 붙여 놓은 그 계란을 한개 빼낸 다른 계란판에 그대로 쏙 넣어두는 겁니다. 내 참 어느 집 주부가 그걸 또 사먹게 되는 것인데 마트 직원은 생각이 없는 것인지...따지기도 그렇고 해서 오긴 왔는데 기분이 또 아니었습니다.


마트를 바꾸자고 아내와 상의를 해보긴 했는데 다른 마트는 너무 멀어서 것도 힘들고.....젠장 이젠 계란 한판도 다 뒤져보고 사야할 형편이 됐습니다. 사는 게 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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