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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야그

인라인 타다

★진달래★ 2005. 4. 12. 14:03
 

어제 투표 마치고 바로 등산 갔다가 점심 먹고 들어 왔는데도 여전히 날씨는 화창한 것이 좀이 쑤시더라는 겁니다. 마누라 더러 베드민턴 치러 가자니 다리 아프다 하고 아들네미도 볕이 좀 사그라들면 나가자 하니 하루 쉬는 오후가 정말 갑갑합디다.


뭔가 할 일이 없을까 궁리하다가 문득 아들이 사놓고서는 시간도 없고 겁도 나고 해서 못타고 있는 인라인스케이트가 생각나는 겁니다. 슬며시 신발장을 열어 보았더니 아직 기스하나 간데 없이 윤이 반질반질하게 주인을 기다리고 있더군요.


현관에서 슬쩍 신고서 조심조심 복도에 나가 벽을 잡고 슬슬 움직여보니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쓱 드는 것이 탈만하다는 자신감이 생기데요.


도로 집에 들어가서 보호대를 착용하고 본격적으로 함 배워 볼려고 하는데 마누라가 가당찮다는 눈빛으로 째려보면서 나이를 생각하쇼라.... 뒤로 자빠져 가지고 사람 살리네마네! 만은 지발하지 말고......뭐 이러는 겁니다. 여자가 말뽄새 없이...한마디 그릇 부서지는 소리를 해주고서는


한시간만 기다려 보라고 말하고 밖으로 나가 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복도에서 펄펄 끓던 용기가 조금씩 사라지는 겁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이왕 칼은 뽑은 거......인라인스케이트장까지 가기는 좀 뭣하고 해서 아파트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더니 차들이 쫙 다 빠지고 운동장이 되어 있더군요.


바닥에 어찌나 먼지가 많던지 앉기가 뭐해서 서서 스케이트 신다가 일단 한번은 나딩굴었습니다. 한쪽 다 신고 다른쪽 신다가 또 한번 ......하는 수 없이 퍼질러 앉아 양쪽 다 신고 보호대 착용하고 일어서다가 또 한번 처박고..... 하고나니 슬며시 불딱지가 나는 겁니다.


내 이넘의 거 오늘 다 배우지 못하면 이 주차장에서 잔다.....하고서는 텔레비전에서 본대로 한발짝 떼기 걷기로 해서 기초를 다져 나갔습니다. 그러구서 한 30여분 한쪽 발에 체중 실으면서 옆걸음으로 쓸 미니깐 이게 앞으로 나가는 겁니다.


그 먼지구덩이 속에서 두시간 뒹굴고 나니 브랜드 있는 추리링이 완죤히 흙구덩이가 됐지만은 인라인스케이트 천천히 달리게 되더라 이겁니다. 이젠 속도감각만 몸에 익히면 엔간히 탈 수 있겠는데 문제는..... 아침에 자고나니 왼쪽 무릎이 너무 아파서 걷지를 못하겠는 겁니다....얼마나 용을 썼던지.......아프다 소리도 못하고....


좌우지간 출근해서는 계단은 피해 다니고 둘러 다니는데.........새파란 우리 여직원 인라인스케이트 탔다니깐 믿을 수 없다는 얼굴입니다 그랴.......글쎄.....생방국민 여러분 우리가 이까짓꺼 하나 못탈 정도로 쉰세대라는 말입니까? 이거 증말! 나 열나고 있습니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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