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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야그

낚시는 과학이었다

★진달래★ 2005. 5. 16. 11:28
 


 

피잉!

총알이 날았다.

거의 반바퀴를 회전하고 3cm에 육박하는 누렇고 화려한 등지느러미가 햇볕에 반사되는 순간 아! 이게 아닌데 파라솔을 밀쳐내야지? 벌떡 일어서서 뒤로 두 걸음 물러서는 사이 그놈은 수초에 대가리를 처박고 버티기 시작했다.


잠시 

아! 갑자기 허전해지는 3초.....

찌는 공중으로 부양해 전깃줄에 걸려 날라리 춤을 추고.

한바탕 꿈이었고나!


낮 12시 49분....얼마나 대물이었으면 핸폰시간까지 들여다 봤을까?

혹시나 다시 돌아오지나 않을까?

저녁 5시 가까이 드리우고 앉아 있었지만 그놈은 다시 오지 않았다.

허무........그 자체였다.


부러진 낚시대를 손보고 있는 데 찬이 전화했다.

막걸리! 주모는 막걸리가 술이냐고 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이따만한 거...놓친 붕어는 조금씩 더 자란다.

회가 동하여 복수하러 가잔다.


일요일 새벽 4시.

왕창한 기대감으로 펄떡대는 가심을 진정시키며 물안개를 헤치고 그놈과의 재회를 기다렸다.


오후 2시가 넘도록 그는 오지 않았다.

붕애들이 천지사방으로 떡밥이면 떡밥 지렁이면 지렁이 고맙다고 처 물고 난리 부루스를 떨었다.

20cm는 붕어로 보이덜 안했다.


붕어의 기억력이 3초라고......누가 붕어를 돌대가리라고 지어냈나?

졌다.


나이 40중반에 찌맞추기가 그리 어려운 줄 어제 알았다. 맨날 묶어서 파는 멍텅구리 채비가 다인 줄 알다가 큰게 한넘 왔다가고 나니 세상이 따로 보인다.

내가 고기대가리였다.

손발 들었다.


월척 올리기.... 올해의 목표 어려울 것 같다.


온 얼굴이며 팔이며 다리며 다 익어 버렸다.

대물보다 햇볕 이기기가 더 관건이다.


크기에 관계없이 세월을 낚는다는 건 사기였다.

거짓뿌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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