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잉!
총알이 날았다.
거의 반바퀴를 회전하고 3cm에 육박하는 누렇고 화려한 등지느러미가 햇볕에 반사되는 순간 아! 이게 아닌데 파라솔을 밀쳐내야지? 벌떡 일어서서 뒤로 두 걸음 물러서는 사이 그놈은 수초에 대가리를 처박고 버티기 시작했다.
잠시
아! 갑자기 허전해지는 3초.....
찌는 공중으로 부양해 전깃줄에 걸려 날라리 춤을 추고.
한바탕 꿈이었고나!
낮 12시 49분....얼마나 대물이었으면 핸폰시간까지 들여다 봤을까?
혹시나 다시 돌아오지나 않을까?
저녁 5시 가까이 드리우고 앉아 있었지만 그놈은 다시 오지 않았다.
허무........그 자체였다.
부러진 낚시대를 손보고 있는 데 찬이 전화했다.
막걸리! 주모는 막걸리가 술이냐고 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이따만한 거...놓친 붕어는 조금씩 더 자란다.
회가 동하여 복수하러 가잔다.
일요일 새벽 4시.
왕창한 기대감으로 펄떡대는 가심을 진정시키며 물안개를 헤치고 그놈과의 재회를 기다렸다.
오후 2시가 넘도록 그는 오지 않았다.
붕애들이 천지사방으로 떡밥이면 떡밥 지렁이면 지렁이 고맙다고 처 물고 난리 부루스를 떨었다.
20cm는 붕어로 보이덜 안했다.
붕어의 기억력이 3초라고......누가 붕어를 돌대가리라고 지어냈나?
졌다.
나이 40중반에 찌맞추기가 그리 어려운 줄 어제 알았다. 맨날 묶어서 파는 멍텅구리 채비가 다인 줄 알다가 큰게 한넘 왔다가고 나니 세상이 따로 보인다.
내가 고기대가리였다.
손발 들었다.
월척 올리기.... 올해의 목표 어려울 것 같다.
온 얼굴이며 팔이며 다리며 다 익어 버렸다.
대물보다 햇볕 이기기가 더 관건이다.
크기에 관계없이 세월을 낚는다는 건 사기였다.
거짓뿌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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