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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야그

부패 안하기...

★진달래★ 2005. 6. 30. 13:54

 

날씨 퍽퍽 찌는데 오전 두 시간을 체육관에 모여 강의를 들었습니다.


제목하여 “부패 방지 교육"....얼마나 부패했으면......부패할 가능성이 농후한 대상자로 예정되어 강의실로 입장하는 우리 직원들 투덜거리면서..."넨장 10원짜리 하나 안받아 먹는 놈은 맨날 강의나 들어야 되고!"....였습니다. 저도 물론 그쪽이었습니다.

 

서울 무슨 D대학 학장 되신다는 양반이 2시간 동안 10변(혼자!)을 토하시는데...솔직히 듣기가 거북스러웠습니다. 그 정도의 위치에서 살아가는 양반이라면 이미 기득권 계층일테고 나이를 보니 최근의 시대조류를 앗싸리하게 받아 들이기에는 쬐끔 센스가 딸릴듯해 보였습니다.  


강의 주 모토가 “20세기에 태어나 21세기를 살아가려면 생각을 바꿔야 한다” 는 것인데 학장님 주제는 제법 그럴듯하게 정하셨으나 역시 이야그 방향이 영 아니올시다  인 것이 불행하게도 예감이 들어 맞아 버렸습니다.


학장어르신부터 먼저 생각을 바꾸셔야 되겠다 뭐 그런 투덜거림이 강의 시간 중 많이 나왔었지요? 좌우당간 천명이 넘는 직원들이 그 강사의 내용을 듣느라 오전 오후 4시간을 허비해야 하는데

 

내용이 좋으면 그나저나 얼마나 다행이겠습니까만은 ....아직까지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는 주제를 두고 초등학생도 웃을 흥부와 놀부...개미와 베짱이.....토끼와 거북이.....이야기를 늘어놓는 강사라니....아이구.....감사실 또 헛돈 많이 날렸습니다.

 

특히나 최근 군대의 사고 문제를 언급하는데 있어 자신의 병장제대를 너무 강조하시다 보니 "방위병 공익요원이 군인이라 하면 파리가 새다" 뭐 이딴 소싯적 유머를 가지고 한참을 이야기를 하셔서 정말 순수하게 방위병이나 공익요원으로 군필한 직원들 반감 많이 표출하게 하셨고

 

과거 대통령부인들 생김새와 이름을 가지고 인물평을 해댈 때는 정말 저 양반 교수 맞느냐는 생각이 다 듭디다.


피교육자는 늘 따분하고 지겹고 졸리고 그러는 법이지만 그게 피강의자의 책임이겠습니까? 좋은 강사가 멋진 강의를 할 때는 조는 사람 없기 마련이고 서로 앞자리를 차지할려고 일찍 입장하는 걸 모르는 모양이니 아마도 그 대학 학생들과 순조로운 커뮤니케이션을 이루기에는 학장님 약간 역부족이 아닐까 걱정스러웠습니다.


들어나 마나 뻔한 강의에 숱한 직원들이 꿈나라를 헤메고 있음에도 그 강사님 아직 자기 강의에 조는 사람 못 봤다고 개그까지 하시니 그 참.....연구를 많이 하셔서 눈까지 어두워지셨나 봅디다.

 

사무실로 돌아와 컴을 열어보니 직원사이트에 당장 강사교수님 말 조심 하십시오라는 글들이 몇개 올려져 있습니다.

 

군부대 사고가 언어폭력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그렇게 신문에 떠들어 쌌는데 교수님은 신문도 안보시는지 원.....밑천이 딸리면 유머라도 좀 최신 걸 하나 알아 오시던지 안하구 ....참나 원......츠츠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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