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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야그

선풍기

★진달래★ 2006. 9. 2. 16:17
 

 

날씨가 선선하니 선풍기를 닦아 창고에 넣자고 한다. 휴무라 아침부터 빈둥거리는 꼴이 보기 싫은 게지...오전에 컴 두대 공유시킨다고 진땀 빼고 나니 오후에는 선풍기 닦아서 넣으라고 한다. 에이그....


근디 선풍기 한 대가 회전이 안 되던 것이 있어서 이왕에 수리해서 넣어두자는 생각을 했다. 창고에 처박아 두었던 먹통인 카세트라디오도 꺼내어 차에 싣고 써비스 지점으로 갔다.


최근에 부쩍 삼성과 엘지의 직원들이 겁나게 친절해진 듯하다. 자동문이 열리자마자 합창으로 쏟아지는 간들어진 인사와 깍듯한 대응이 참 인간을 흐뭇하게 만든다.


대기표를 뽑아 접수를 하고 10분쯤 있으니 전화가 온다. 여직원을 따라 담당부서에 가니 기사가 싱긋이 웃으면서 “사장님 참 알뜰하십니다” 한다. 왜 그러냐니깐 선풍기가 구입한지 11년 되었고 카셋라디오가 10년째란다. “사장님 같은 분 잘 없으시다”고 한다.


회사에 별 도움이 안 되지요? 하고 웃으니 요즘 사람들 전자제품 평균 사용연한이 3년이란다. 멀쩡해도 싫증나서 바꾼다는 거다. 것 참 잘 돌아가는 선풍기를 오래 됐다고 버릴 수는 없는 거 아니요? 했더니 애국자십니다 한다.


점심 먹으면서 큰놈한테 대기업 직원이 아빠더러 애국자라고 하는데 니 생각은 어때? 라고 물었더니 “아빠 때문에 선풍기 회사 부도나요!” 한다.


싱거븐 짜식.....애비가 왜 그렇게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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