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만나는 가지마다 다른 목소리로 운다

애들야그

폭력!

★진달래★ 2007. 2. 13. 11:11
 

 

계속 코가 맹맹하고 재채기를 하노라면 눈물이 앞을 가리는데 마누라는 얼른 나가보라고 성화다. 아들이 외국어학원 수업을 마치고 집에 오면 밤 12시가 좀 넘는데 돌아오는 골목샛길에서 왠 껄렁한 놈이 며칠새 계속 시비를 걸고 있단다.


아들은 지나가는 말로 이야기를 한 것이라지만 마누라는 걱정이 되었던 거다.


“참 애비 노릇하기 씸드네...나도 죽겠는데...” 구시렁거리면서도 툭툭한 잠바를 걸쳤다. 첨에는 그 놈이 야! 하고 부르는 걸 모른 체하고 지나쳤는데 어저께부터 그 도가 좀 넘치더라고 하고 어제는 길을 막고 서는 걸 비켜왔다고 하더란다. 듣고 보니 조금 심각해 보였다.


중국어학원 앞에서 10여분을 기다리고 섰자니 잘 생긴 놈이 하나 나오는데 내 작품이다. 다른 데는 눈길도 한번 주질 않고 앞만 내리보고 걷는 걸 뒤에서 졸졸 따라가다가 이름을 왁 불렀더니 깜짝 놀라면서 "아빠가 여기 왠일이냐?" 고 한다. 그러더니 “에이그....엄마가 또 이야기를 했구만...쪽 팔리게 참! 뭔 이야기를 못해요!” 그런다.


그 짜식 만나는 데가 어디냐? 오늘 또 나왔는지 얼른 가보자! 했더니 그런 애 하나는 얼마든지 커버할 수 있으니 걱정 마시란다. "니 성격을 엄마가 모르냐? 그런 얘기를 하질 말든가?" 했더니 불쌍한 애들이 한번씩 그래 보는 건데 신경 안 써요! 한다. 글쎄다..그게 신경 안 쓰이는 일이라면 정말 좋겠다.


샛길 사거리에서 한참을 살피며 서 있어도 그 시비 거는 애가 보이질 않았다. 춥다고 얼른 가잔다.


마누라는 그 놈을 만났느냐 어쨌느냐고 궁금해 하면서 아예 돈을 좀 가지고 다니다가 시비를 걸면 주고 오는 게 어떻겠냐고 까지 한다. 애는 엄마가 오버하는 거라고 펄쩍 뛴다.


장단 간에 해결을 못 봤으니 며칠을 데리러 다니라는데 참 못할 짓이다. 세상이 갈수록 험해지고 돈만 밝히는 시대가 되다보니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고 그 짝 나게 생겼다.

 

현명한 해결 방법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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