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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야그

입학식

★진달래★ 2007. 3. 5. 15:28

 

직원한테 조금 늦을 거라고 말을 했는데 1시를 넘기고 말았다.

 

입학식만 간단히 끝내면 출근할 수 있으리라 했는데 강당에 모인 학부형들 어찌 그리 궁금한 것이 많은지....지난 2일 이불하고 세면도구를 사서 기숙사에 데려다 주고 오늘 입학식장에서 잠시 만났는데 아들이 더 여위어 보여 급식이 입에 안 맞는 거 아니냐고 제 엄마는 안달을 한다.


조국과 국민에게 봉사하는 인물이 되라는 교장선생의 축사에 이어 장학생의 명단이 발표되었는데 욕심이 과한 탓이었겠지만 결국 등내에 들지를 못했다. 95%가 여학생들인 걸로 봐서 지극히 우리나라에도 여권상승의 기운이 몰아치는 가 보다.


아들 학급의 면면을 보니 남학생 8명에 여학생 22명이라 성정이 섬세하고 유려한 놈이 여난을 겪게 되지는 않을는지 걱정이 된다. 한창 자라는 애들이라 저녁식사 후의 간식거리에 대해 의논하는데 여학생 학부모는 살찐다고 반대를 하고 남학생 학부모는 먹여야 된다고 주장을 하니 의논의 끝을 보지 못하고 말았다.


춥다해서 이불을 두터운 걸로 깔아주러 갔더니 선머슴아 둘이 사흘을 지낸 기숙사 꼴을 보니 더러워서 말이 안나왔다. 마누라가 청소해 준다고 팔을 걷어 부치는 걸 매일 와서 해줄 거 아니면 이젠 스스로 알아서 하게 손대지 말라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이는 거였다.


노트북을 사줘야 된다 사주지 말아야 한다를 두고 학부형 사이에 말이 많더니 운영위원 한분이 경험담이라면서 노트북 사주면 100이면 백 특히 머스마들은 늦은 밤에 엉뚱한 짓을 한다고 증언 아닌 증언을 했다. 컴퓨터로 하는 엉뚱한 짓이란 게 대체 뭔가? ㅋㅋ 안 사주는 걸로 마누라와 나도 순식간에 합의를 봤다. 돈 벌고 걱정 덜게 됐다.


점심시간을 놓쳐 라면 하나를 먹고 사무실에 도착하니 새로 전입 온 직원 둘이 인사차 와서 기다리고 있다. 왜 이리 정신없이 바쁜지 모르겠는데 애가 하나 없으니 집이 텅 빈 듯 하다.


마누라도 허전한지 기운 없어 한다. 저러다 군대는 어찌 보내려는지 참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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