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기숙사에 면회를 갔습니다.
2주만에 집에 온다니 즈거엄마는 아들이 무척 보고 싶나 봅니다.
자꾸 전화하고 찾아가고 그러면 기숙사생활에 적응하기 힘드니 그러지 말라한다고 저보고 참 매정한 에비라고 합니다.
학교에 입학 할 때는 잔소리할 일이 적어졌다고 속이 다 시원하다더니 여자들 속은 참 헷갈립니다. 금요일 첫 시험을 치렀는데 아는 학부형이 자기 아들이 울면서 전화를 했더라고 하더랍니다.
중학교에서 1~2등 하던 애들이 외고에서 첫 시험을 본 후에 충격을 받아 엄마한테 울면서 전화를 하니 이렇게 저렇게 대처하라고 학부모 세미나에서 교육을 받았지만은 실지 그 이야기를 듣고 보니 마누라도 긴장이 되었나 봅니다.
출발하기 전에 뭐 먹고 싶은 것이 없냐고 문자를 넣었더니 양념통닭에 붕어빵에 토마토를 사오라고 합니다. 입맛은 여전한 가 봅니다. 식당 밥 안 먹고 기다린다고 어디쯤 오느냐고 문자가 세 번이나 왔습니다. 애는 앱니다.
콧구멍만한 숙소에 침대가 두개 있는데 사람이 비켜 지나갈 수가 없습니다. 목욕탕 변기는 둘이서 얼마나 서서쏴를 했는지 컬러가 그냥 황금색이고 쓰레기통은 터지기 일초 전이었습니다.
늦둥이랑 침대에 올라앉아서 통닭을 생전 첨보는 것처럼 뜯어먹는데 그새를 못 참고 저거엄마는 시험 성적을 물어 봅니다. 아이구! 하면서 애들이 너무 공부를 잘해서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모르겠답니다. 다행히 충격적인 성적은 아니었나 본데 성적을 보니 자신도 믿기 어렵더라고 했습니다. 생전 처음 그렇게 저조한 성적을 받기는 처음이었을테지요!
빈방이 많아서 애들이 어디 갔냐고 물었더니 다들 학원수업 받으러 집으로 갔다고 하면서 개인과외를 더 했으면 좋겠다고 제 눈치를 보는 겁니다. 마누라야 필요하면 해야지 하면서 선뜻 그러라고 하지만 쎄 빠지게 버는 놈은 저올시다.
공립학교이고 학교의 운영모토가 사교육의 불필요라해서 마음을 놓고 있었는데 이게 뭔 자다가 사돈 허벅지 파스 떼는 소리인지....정말 한숨이 나옵니다. 벌써 10여명의 아이들이 적응을 못하고 전학을 갔느니 뭐니 뒤숭숭하고 마누라는 어제부터 실력 있는 학원선생 찾아 삼만리를 실행하고 있습니다.
달달이 또 얼마나 알량한 봉급에서 지출이 될라는지.....지발 과외가 필요 없는 세상이 좀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허리 뿌러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