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만나는 가지마다 다른 목소리로 운다

애들야그

남녀상열지사

★진달래★ 2008. 7. 25. 13:00

 

 큰놈이 방학이랍시고 2주를 집에서 쉰다고 전화가 왔다.

말이야 쉬는 것이지 과외를 가야 되니 방학도 아니다. 90분 수업에 7만원 가까운 수업료를 내는 과외라 하루라도 빠지면 생돈을 갖다 버리는 것이다.


전화말미에 남이 들을세라 소곤거리는 목소리를 내는데

“아빠 근이 퇴학당했어요!” 한다.


근이라면 아들 1학년 때 룸메이트인데 기숙사에서 여학생이랑 뭘 어찌하다가 걸렸다고 한다.


예전에 아들이 집에 와서 말하기를 근이가 자다가도 전화를 받으면 베란다에 나가서 한시간씩 통화를 하고 그런다고 했다. 그것도 살을 에는 한겨울에....


근이엄마에게 이 사실을 말해줘야 되는 거 아니냐고 마누라에게 말했더니 그 잘난 근이 엄마가 엔간히 알아서 하겠냐고? 전에 룸메이트를 바꿀 때 자기 애가 남긴 쓰레기 하나 안치우고 인사도 없이 그냥 가버렸던 이야기를 또 들먹이던 것이었다.


1년 365일을 기숙사와 학교만 왔다 갔다 하면서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는 오죽 하겠냐? 만은 남녀 사감선생이 둘이나 밤낮을 지키면서 감시를 하는데도 이런 일이 생겨 아이들이 퇴교를 당한다니 너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얼마나 치열한 경쟁을 뚫고 들어간 학교인데 근이의 장래가 걱정된다. 하긴 일견에서는 차라리 일반고로 전학가면 그 성적으로 톱 수준에 들것이니 잘된 일인지도 모른다고 하니 전화위복이라도 됐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연애!

질풍노도의 시기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어찌 과감히 물리칠 수 있는 단어이겠는가? 대학이라는 무형의 괴물을 위해 창살 없는 감옥 속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 참으로 불쌍하다.

 

조금만 더 참다가 짝을 찾을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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