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몰라요
인간들의 팍팍한 인심 탓에 버려지는 개가 많아진다더니 사무실 구내에 사나흘 전부터 강아지 한 마리가 들어와 직원들을 졸졸 따라 다니고 있습니다.
어제 출장을 가는데 버스 정류장까지 따라 오길래 배가 고픈가 싶어 건빵 한봉지를 놓아줬거던요.
말도 잘 듣고
정리되지 않는 털이 수북한 강아지인데 애교가 철철 넘칩니다. 누군가 키우면서 습관을 잘 들였는지 앉으면 따라 앉는 것이 귀엽습니다.
잡초 뽑는 공공근로 아주머니가 키우자고 목줄을 해놓아서 구내식당에 밥 남은 걸 챙겨 주고 풀어놨는데도 가지를 않습니다.
뼈는 못 먹고
작년에도 이와 비슷한 경로로 생긴 강아지를 밤 근무 때 자장면 먹여가면서 정든 적이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개소주로 변해 냉장고에 들어가 있던 슬픈 추억이 생각나 이젠 키우지 않으려고 합니다.
주인이 누군지 이렇게 버리는 것도 쉽지 않을 터인데 마음이 안 좋습니다. 혹시나 침을 흘리는 이가 있어서 횡액이나 당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정이 많은 것도 살아가는 데 때로는 애로사항일 수 있습니다.
너거 집에 가라니까 슬퍼하는 꼴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