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20.000원 안팤으로 나오던 아들의 핸폰 요금이 5만원도 더 나온 것 있지요! 뭔 통화를 이리 많이 했을까? 싶기도 하고 그새 기본으로 지급되는 비기알을 다 썼나 싶어서 웹사이트 들어가서 확인을 해봤습니다.
짝꿍만들기와 쭈쭈클럽인가 하는 클럽엘 들어가서 써비스를 받았다 하기에 공부하다 그럴 수도 있지 ㅋㅋㅋ 픽 웃음이 나면서도 약간 걱정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폰요금이 많이 나왔던데 엉뚱한데 신경쓰는 거 아니냐? 고 문자를 넣었지요. 그랬더니 밤늦게 전화가 와서는 지금 그런 거 하며 노닥거릴 시간이 어딨냐? 고 그러는 아빠가 한심하다는 말투입니다.
그래서 짝꿍만들기하고 쭈쭈클럽이란 델 들어가지 않았냐고 하니 그런 일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누가 니 폰으로 그런 델 들락거렸냐고? 저번 주 집에 왔을 때 설마 작은 놈이?
죄 없이 만만한 늦둥이가 의심을 받고는 입이 댓발로 튀어나오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비밀번호가 걸린 핸폰으로 어떻게 누가 그런 데를 이용하겠냐는? 지당한 항변을 하면서 말입니다.
왈가왈부하다 마누라 말씀이 피 끓는 사춘기 아들이 기숙사에서 심심하다보니 그런 델 한번 접속해서 사진이나 보다가 들통이 나니 부끄러워서 오리발 내밀 수도 있지 않겠냐?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뭐 그럴 수도 있겠다! 그깟 돈 없는 셈치지지 뭐! 하며 며칠을 잊고 지냈는데 불현듯 “이게 아니다! 내 아들이 절대 거짓말할 리가 없잖은가! 여태껏 엄마아빠한테 비밀이 없던 아이가 아니었던가?” 싶어 뭔가 내가 빠트린 것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번개처럼 머리를 스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내친 김에 바로 당직 다음날 취침을 미루고 그놈의 핸폰사 고객센터를 방문했던 것입니다. 써비스 이용내역 열람을 요청하러 왔다하니 그 신원확인은 참 까다롭게 잘 하더이다.
폰에서 인터넷 접속 일자 시간 등을 보니 문제가 좀 있는데 거기서도 누가 접속을 하고 몇 시간 동안을 사용했는지를 설명하는데 그 시간이 수업 중인 때인지라 명확하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우리 아들은 절대 접속하지 않았다고 하니 확실한 사실 조사를 해서 메일로 알려 달라 하고 정확하게 일을 처리해주지 못하면 정통부에 민원제기 하겠다고 말하고 돌아왔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그날 오후 6시쯤이나 됐을까 서울에서 무슨 써비스업체라고 하면서 어떤 남자가 전화를 했는데 바로 요금을 환불해 드린다고 계좌를 불러달라는 것입니다.
하도 황당해서 아니 접속을 해서 써비스를 받았다더니 무슨 환불이냐? 그 내역을 알려 달라! 접속해서 써비스를 받았으면 당연히 요금을 내는 게 맞고 누가 무슨 방법으로 외부에서 장난을 한 것이라면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안되겠느냐? 고 하니 죄송하다고 누군지 모르나 잠깐 실수로 클릭을 할 수도 있는 일이라고 하기에 그럼 실수로 한번 클릭하는데 요금을 30,000원씩이나 받는 거냐? 라고 하니 아주 절절매는 것입니다.
이러니저러니 전화통 붙들고 씨름을 해봐야 죄송하다고 하는데 어쩔 수가 없더군요. 잠 안자고 찾아가서 단번에 30,000원 벌었다고 좋아하는 마누라도 그만 하라고 말리고 말이지요.
그런 이후 약속한 날에 환불요금이 입금되기는 했습니다만 뭔가 석연찮은 것이 항의하면 요금을 돌려주고 모르고 지나치면 그냥 돈이 빠져나간다는 시중 루머가 사실이라는 확신이 드는 것입니다.
환불 받았으면 됐지 뭘? 하는 마누라 말에 따르기는 했습니다만 조만간 아들폰 통신회사를 바꿔버리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럼 바꾼 그 통신회사는 100% 믿을 수 있겠는지 그건 누가 장담할 수가 없겠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하나 건진 게 있다면 새삼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아들의 평소 행동이랄까요? 역시 자식은 믿고 살아야하는 건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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