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무렵에 블로그에 뜬 사이팔사님의 “우리가” 라는 한우고기집 이야기를 읽고 저도 퇴근길에 마트를 들렀습니다. 직장인들에게는 퇴근 6시 무렵이 가장 입맛이 당기는 배가 촐촐한 시간이기도 하지요.
마트 2층에 고기를 사다가 직접 구워먹는 식당이 있어선지 정육점 앞이 두 줄로 붐비더이다. 경기가 어렵다고 해도 한우가 이렇게 팔리는 것을 보면 돈 많은 사람은 역시 살만한 가 봅디다.
플라스틱에 포장된 고기를 세 개 사고 보니 거금 10만원쯤 되더군요. 학원에서 늦게 돌아오는 늦둥이 몫으로 한 개를 남겨두고 큰놈이랑 셋이서 두개를 구워먹었습니다. 소주도 한 병 처치하고^^
9시쯤 되니 벨이 울리는데 늦둥이는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고기 구운 냄새를 맡고서는 얼굴에 화색이 돕니다. 누가 보면 생전 고기 안 먹이는 줄 알겠지요? 올 때쯤 돼서 열을 올려 놓은 고기 판에 벌써 한우가 익어갑니다. 불판은 몇 년 전에 에어컨을 바꾸고 사은품으로 받은 건데 성능이 좋습니다.
“역시 이 맛이야!” 살살 녹는답니다. 옛날 우리 부모님이 논에 물 들어가는 거하고 자식들 입에 밥 들어가는 거 보면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고 하셨는데 저는 애들 고기 작살내는 거 보면 돈 많이 벌어야 되겠다는 생각부터 듭니다ㅠㅠ. 접시에 고기 한 점이 있는데도 빨리 구우라고 입이 나옵니다. 고기가 딸리네요.
고기가 쑥쑥 줄어듭니다. 도시락 하나에 3만7천원인가? 아마 음식점 가서 이 정도 먹으려면 곱절도 더 비싸겠지요? 역시 우리 몸엔 우리 음식이 좋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PD수첩 보도팀이 무죄라고 하더라니....싸고 양 많은 미국 소고기가 좋다고 해도 한우만큼이나 하려구요....?^^
고기 딱 세 점 남기고 그만 먹더군요. 맛있는 걸 먹고 나니 얼굴이 다 훤한 것이...! 20분 쉬었다가 숙제한다고 해서 티비 보는 줄 알았더니 그새 화장실에 앉아 힘주고 있더군요. 그 비싼 한우가 금새 똥이 됐나 봅니다...흐미이^^